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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창’과 오바마의 ‘방패’, 누가 더 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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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오는 12일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10일부터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자리다. 주요 2개국(G2)을 이끌고 있는 두 정상간 만남은 지난 해 6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휴양지 서니랜즈 회담에 이어 두번째다. 서니랜즈 회담이 탐색전이었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주도권을 놓고 공세 수위를 높이는 시 주석의 ‘창’과 기존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패’의 충돌이란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단 두 정상의 처한 상황부터 시주석이 공세적 입장이다. 오는 15일 집권 2주년을 맞는 시 주석은 최근 당과 군사, 국가 각 권력기관을 완전 장악한 상태다. ‘시 황제’라는 말이 나올정도다.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 주석은 지난 9일 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이 시대에는 새로운 큰 틀과 새로운 꿈이 필요하다”며 “'아시아·태평양의 꿈'(亞太夢想) 실현을 위해 지역국가들이 함께 노력해나가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중국의 꿈(中國夢)’을 강조했던 그가 이번엔 미국을 제치고 아·태 지역의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도전장을 던진 셈이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중간선거 참패로 남은 잔여 임기 2년동안 레임덕(권력누수)을 고민해야하는 처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집권 2기 핵심 대외정책이었던 아시아 중시(리밸런싱) 정책을 이번 아시아 순방길에 재강조하며 중국의 기세를 꺽는데 진땀을 뺄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 방문에 이어 미얀마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호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아시아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경제면에선 중국의 파상공세가 더욱 거세다.시주석은 최근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등과의 경제통합을 위한 ‘실크로드 기금’ 을 조성하기 위해 400억달러(43조48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이 주도해 설립하는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도 500억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반면 오바마 행정부는 이에 맞서 일본, 호주, 캐나다등을 참여시킨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로 맞불을 놓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아시아에서의 군사적, 지정학적 균형에 대한 신경전도 팽팽할 수 밖에 없다. 시 주석은 지난해 이미 중국의 ‘해양·군사 강국의 꿈’을 핵심 국정 어젠더로 강조해왔다. 항공모함 진수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일본과 ‘
센카쿠(尖閣)열도’ 분쟁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이와같은 연장선상이다. 최근엔 4000억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공급 체결 등 러시아의 밀월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견제라는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오바마 행정부는 일본 재무장을 적극 환영하는 한편 베트남, 인도, 호주 등을 잇는 대중국 군사 포위망 구축에 정성을 쏟고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 설치문제도 이와 무관치 않아보인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G2가 주도할 세계질서인 ‘신형 대국관계’의 구체화를 위해 깊고 진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선 양측이 입장을 좁히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각자의 주장과 입장의 차이를 확인하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보인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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