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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한국제조업]반도체의 역전극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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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시리즈 <5·끝>한국제조업, 내년 돌파구가 없다.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김은별 기자] 한국 제조업이 위기다. 중국기업의 가격경쟁력과 선진 업체들의 견제 속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도 살아남은 업종들이 있다. 오히려 불황 속에서 빛을 발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양새다. 바로 20년 이상 시장지배력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반도체 산업이다. 일본도 완제품 업체들이 소재산업에 주력하며 위기를 돌파했다. 지금 한국 제조업은 제2의 반도체, 소재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때다.


최근 반도체는 환율 하락(원화강세)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완제품 부문이 허덕이자 '구원투수'로 나서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경우 최근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하며 4조원대로 급감한 3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휴대폰사업(IM부문)의 영업이익이 8조원에서 4조원, 2조원 미만으로 급감하는 사이 반도체사업(DS무문)의 영업이익은 1조원대에서 2조원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시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영업이익률은 30%대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조업에서 반도체가 승승장구하는 비결로 '기술력'과 '한 발 빠른 투자'를 꼽는다.


한국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고 있다. 1983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뒤 10여년 만에 도시바를 제치고 D램 세계 1위로 부상했다. 이듬해인 1993년에는 메모리반도체 전체에서 세계 1위로 떠올랐다. 이후 20년 이상 독주 체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구 현대전자) 역시 외환위기 당시 LG반도체를 인수한 후 꾸준히 성장, 삼성과 함께 D램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고비도 있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 업체의 견제가 있었지만 항상 남보다 한 발 앞선 투자를 이어가며 시장지배력을 유지했다.


D램 스택(stack) 방식과 트렌치(trench) 방식 중 어떤 것을 택할지, 웨이퍼 크기를 어느 정도로 정해 투자할지 등의 싸움에서 항상 승리했다. 반도체 사업은 앞을 내다보고 투자해야 치킨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오랜 시간을 갖고 시장을 보는 눈을 키우고, 기술개발 투자를 꾸준히 이어온 덕이다.


최근에도 삼성전자는 '3D V낸드'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업계의 틀을 깼다. 메모리 용량의 한계를 새로운 발상으로 돌파한 사례다. 경쟁사와의 격차는 1~2년으로 벌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뒤 그야말로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며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제조업 돌파 묘수를 소재산업에서 찾은 경우다. TV나 모바일기기 등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완성품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지만 중간재 제조업체들이 몰린 소재ㆍ부품산업은 일본 기업실적을 사상 최대 규모로 이끌었다. SMBC닛코증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위기 속에서도 주요 일본 상장 제조업체들은 12조1000억엔(약 119조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대표적인 기업이 도레이다. 보잉 항공기와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등에 첨단섬유를 공급하는 곳으로 섬유 원단에서부터 항공기용 탄소섬유, 일회용 기저귀의 재료, 액정패널용 필름까지 생산하며 수익처 다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히타치, 도시바, NEC 등 1980년대부터 소비자가전 사업에 집중하던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존 제조업 시장의 한계를 감안, 주력사업 분야를 부품소재와 장비로 옮기는 전략을 일찌감치 펼쳤다. 기관차, 가스터빈,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기업들이 TV, 가전, 스마트폰 제조기업에서 이제는 중공업, 전자 인공위성 등으로 사업비중을 옮기며 위기를 돌파하고 있는 셈이다. 파나소닉의 변신도 빼놓을 수 없다. 스마트폰과 PDP 시장에서 철수했고 카메라 생산도 대폭 줄였다. 대신 전기차 배터리 등 자동차 부품 등에서 활약하며 2013년 7540억엔의 적자에서 지난해에는 12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의 반도체, 일본의 소재 산업을 되돌아보면 결국은 기술력으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공식이 나온다. 샌드위치처럼 낀 한국 제조업이 어떤 다른 아이템으로 위기를 돌파할 지도 성공 사례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제조업체들도 신수종사업, 차세대사업으로 전략을 바꿔가기에 앞서 일본과 같이 산업계와 학계, 연구계 그리고 정부가 함께 기초를 바꿔나갈 의지를 갖췄는지 살펴야한다"며 "최근 일본이 성과를 내고 있는 소재산업 역시 정부와 산학연이 오랜기간 쌓은 합동 결과물로 국내 산업기반도 전반적으로 같이 바뀌야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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