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법정관리 신청한 모뉴엘, 제주 사옥 가보니…'텅 비었다'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위장수출·비자금까지 터지자 직원들 대부분 사직서 내

[제주=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모뉴엘의 제주도 사옥은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통유리로 된 건물 전면은 광대한 제주도의 자연과 잘 어울렸고 '모뉴엘(MONUEL)' 글자는 사옥 입구를 떠받들며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무언가가 빠져 있었다. '사람'이다. 지난달 31일 찾은 모뉴엘 제주 사옥은 아름다운 모습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스산한 느낌을 자아냈다. 입구는 물론 사옥 안쪽의 뜰에도 인기척 하나 없었기 때문이다. 경비 직원에게 이유를 물었다. "직원들 대부분 이번 달까지만 근무한다며 사직서 썼어요." 의문은 쉽게 풀렸다.

모뉴엘 제주사옥으로 옮긴 직원들은 대부분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이사 등 임원들은 가끔씩만 제주에 들를 뿐 거의 출근하지 않는다고 했다. 경비실을 통해 인사 담당자에게 직원들의 인터뷰를 정식 요청했지만 거부한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무작정 입구에서 기다리자 등산복을 입은 남자 직원 한 명이 안에서 걸어나왔다. 담배불에 불을 붙이는 그에게 기자임을 밝히고 인터뷰를 요청하자 "할 말 없어요" 하고 고개를 저으며 황급히 다시 안쪽으로 들어갔다.

다시 십여 분을 기다리자 연구동 입구에 직원들이 모습을 보였다. 나란히 담배를 피고 있는 직원 세 명에게 다가가 다시 한 번 인터뷰를 요청했다. 내리기 시작한 비를 피하라며 따스한 말까지 건네준 그들은 '사표를 제출했나'는 질문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직서 내고 이번 달 말까지만 근무해요. 직원들이 거의 다 제출했죠. 회사에서 뭐라고 안 해도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박홍석 모뉴엘 대표는 지난달 23일, 제주도 사옥을 찾아가 직원들에게 눈물을 흘리며 법정관리에 대해 사죄했다. 그때 일부 직원들은 마음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3조원대의 위장수출과 비자금 조성 등이 알려지며 대부분의 마음이 돌아섰다.


경영기획실을 찾아 연구동 건너편에 있는 건물로 들어섰다. 1층에 있는 직원용 도서관은 쓸쓸하게 비어 있었고, 안내데스크 역시 금요일임에도 아무도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았다. 기숙사에서 서울로 짐을 보내는 사람들을 위한 택배용지만이 수북이 쌓여 있을 뿐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 경영기획실까지 가는 동안 단 한 명의 직원도 발견할 수 없었다.


경영기획실에도 대리급 직원 3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팀장 등 책임자가 있냐는 말에는 '회의 중'이라고 답했지만 어느 회의실에도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직원들의 거취를 묻자 "개개인의 일이라 모른다"고 답했다.


어렵게 모뉴엘 퇴사 직원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그는 "대부분의 직원은 법정관리 기사를 보고 나서 회사의 상황을 알았다"며 "(법정관리) 전 주까지 제주도 본사로 이전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면접을 통해 신규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며칠 전만 해도 제주도에서의 여유 있는 생활을 꿈꿨던 직원들은 난데없는 청천벽력에 살길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구동 앞 쓰레기통에 수북이 넘쳐나는 담배꽁초에서 모뉴엘 직원들의 황망함과 아쉬움을 엿볼 수 있었다.



제주 =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