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염된다"…사실일까?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는 소문과 주장이 SNS를 중심으로 확산돼 대중의 불안을 키우고 있다.
'공기 감염'은 환자로부터 배출된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눈·코·기도 점막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형태를 말한다. 독감 바이러스, 결핵 등이 대표적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
만약 에볼라가 공기로 감염된다면 마치 감기처럼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질 수 있다. 직접 접촉하지는 않더라도 공중시설 등에서 환자와 같은 공간에만 있어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공동체의 방역 방법과 현장 의료진의 안전 대책도 바뀌어야 한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에볼라 바이러스는 공기 감염병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다만 환자를 가까이 접하는 의료진은 에볼라에 감염된 체액이 미세방울 형태(에어로졸)로 튀거나 퍼지는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UNMEER(유엔에볼라긴급대응단)은 이달 초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현재 시점까지 우리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공기로 전달되는 형태로 바뀐다는 어떤 근거도 갖고 있지 않고, 그렇게 예상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UNMEER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오로지 체액(bodily fluids) 접촉을 통해서만 퍼진다"며 "감염자의 체액이나 그 체액에 오염된 물체나 표면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공식 견해도 비슷하다. CDC는 에볼라 관련 질의·응답(Q&A) 페이지에서 "에볼라는 공기나 물을 통해 퍼지지 않고, 일반적으로는 음식으로도 감염되지 않는다"며 "아프리카에서는 식용으로 잡은 야생동물을 다루거나 감염된 박쥐와 접촉한 결과 에볼라가 퍼졌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 역시 "공기 감염이라는 것은 병원체가 공기 중에 상당 시간 떠 있다가 다른 사람 호흡기나 점막 등으로 들어가는 방식인데, 이런 의미에서는 에볼라를 공기 감염병이라고 규정하기 어렵다"며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과 직접 접촉한 경우에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에볼라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공기 감염병' 수준으로 간주하고 주의해야할 때도 있다. 이른바 '에어로졸' 상황으로, 감염된 체액이 미세한 방울 형태로 안개처럼 퍼지는 경우를 말한다. 치료 과정에서 이 미세 방울이 눈·코 점막이나 피부에 붙어 감염될 수 있는 만큼, 의료진은 철저한 보호장비를 갖춰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의료 현장에서 특히 기도 삽관 등의 처치를 하면 피가 많이 튀기 때문에 에어로졸 현상이 가능하다"며 "서아프리카 파견 의료진 가운데 환자를 밀착 치료해 에어로졸이 염려되는 경우라면 더 높은 등급의 마스크 지급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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