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경력단절' 전업주부 등도 노후에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28일 국민연금 보험료 '추후 납부' 대상을 늘리는 방안을 포함한 국민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는 보험료를 한 번이라도 낸 이력이 있다면, 결혼 등으로 국민연금 가입 의무대상에서 완전히 빠진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한꺼번에 낼 수 있다.
국민연금ㆍ공무원연금 가입자의 배우자ㆍ기초수급자ㆍ1년 이상 행방불명자 신분이었던 기간의 보험료의 일괄 납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현행법에는 직장인이나 지역가입 중 실직이나 휴직, 재학 등으로 '납부예외'로 인정받은 기간에 대해서만 추후납부가 허용됐다.
일례로 젊은 시절 1년동안 직장생활하면서 국민연금에 가입했던 전업주부 A씨(55세) 현재 '임의가입자' 자격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해도 60세 이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없다. 남은 4년동안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더라도 국민연금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채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A씨가 지금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해 4년동안 보험료를 붓고, 그래도 부족한 5년치 보험료를 추후납부 제도를 통해 모두 내면 60세부터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추후 납부액이 많아 부담스럽다면, 60개월에 걸쳐 나눠(분할납부) 낼 수도 있다. 추후 납부는 국민연금공단 각 지사를 방문하거나 공단 홈페이지(www.nps.or.kr)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아울러 경력단절 주부 등 국민연금 적용 제외자가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늘어난다.
현행법에서는 '국민연금 가입 중'에 발생한 장애만을 장애연금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국민연금을 낸 적이 있어도 현재 전업주부 등은 장애에 따른 연금을 받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개정안은 ▲ 가입대상기간(18세부터 질병ㆍ부상 초진일까지) 3분의 1 이상 납부 ▲ 최근 2년(초진일 2년전부터 초진일까지)간 1년이상 납부 ▲ 10년 납부 등 세 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만족하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가입대상기간에 18~27세 사이 납부예외(실직ㆍ휴직ㆍ재학 등)ㆍ적용제외 기간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22~30세까지 8년동안 직장을 다니다 육아 때문에 31세에 퇴직한 전업주부 B씨(35)의 경우, 병원으로부터 2급 장애 진단을 받더라도 국민연금 가입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8년의 납부 이력에 불구, 장애연금을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가입대상기간 13년(22~35세) 중 3분의 1 이상인 8년동안 보험료를 냈기 때문에 B씨는 장애연금 대상자로 인정된다.
마찬가지로 개정안은 유족연금의 수령 조건에도 가입대상기간 3분의 1 이상 납부와 최근 2년간 1년이상 납부 기준을 추가했다.
지금은 전업주부 등 적용제외자가 사망한 경우, 과거 10년이상의 보험료 납부 이력이 있어야만 유족들이 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는 나머지 두 조건 중 하나에 해당하면 유족연금 수령이 가능하다.
조남권 복지부 연금정책국장은 "그동안 국민연금 혜택에서 소외된 전업주부 등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법률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복지부는 법제처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올해 안에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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