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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의 무한궤도, 록의 최전선에서 멈추다

46세로 별세

마왕, 슬픈 표정 말아요…우리 마음 깊은 곳에 있을테니까


신해철의 무한궤도, 록의 최전선에서 멈추다 고(故) 신해철.(사진제공=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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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노란 병아리의 죽음을 슬퍼하며 노래했던 가수는 가사처럼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까. '마왕'으로 불렸던, 1990년대 록 음악의 대중화를 이끈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신해철(사진)이 27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이날 소속사 KCA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신해철은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입원 중이던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지난 17일 한 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받은 신해철은 22일 오후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응급실로 후송됐었다. 소속사 관계자는 "의료진이 사인을 저산소 허혈성 뇌손상으로 밝혔다"며 "신해철씨가 22일 오후 2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혼수상태로 내원한 뒤 응급 수술을 포함해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신해철은 서강대학교 재학 시절이던 1988년 친구들과 함께 밴드 '무한궤도'를 결성해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그대에게'로 대상을 받았다. 이곡은 지금까지도 대학교 축제나 운동 경기의 단골 응원가로 불리고 있다. 무한궤도 해체 이후인 1990년 그는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 '안녕' 등이 담긴 첫 솔로 앨범을 발표했다. 이듬해 발표한 '마이셀프' 앨범에서는 '재즈카페' '나에게 쓰는 편지' '내 마음 깊은 곳의 너'와 같은 노래를 통해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음악을 선보였다.


신해철은 1992년 록밴드 '넥스트'를 결성해 1997년 해체되기까지 1~4집을 발표했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록그룹으로 꼽히는 넥스트는 로큰롤 음악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그가 창작을 주도한 넥스트의 음악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높은 음악적 완성도를 이뤄 새로운 차원의 록밴드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해철은 활동 기간 진솔함과 탁월한 언변을 선보였다. 1990년대 중반에는 MBC FM 라디오 프로그램 '음악도시'의 초대 DJ로, 2000년 초에는 SBS 라디오 '고스트스테이션' 진행을 맡아 팬들과 소통했다.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한 발언에도 망설임이 없었다. 팬들은 이런 그에게 '마왕'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1989년 대마초 흡연 사건에 연루되면서 구속되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6월 오랜 공백을 깨고 솔로 6집 '리부트 마이셀프'를 발표했다. 또 가수 윤종신, 진중권 교수 등과 함께 JTBC 토크쇼 '속사정 쌀롱' 출연을 앞두고 있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동료 뮤지션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록그룹 시나위의 신대철은 페이스북에 "너를 떠나 보내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임종 직전 면회를 했던 가수 김장훈은 "아티스트로서도, 그 용기도 존경했다"며 애도했다.  팬들은 그를 애도하는 의미로 그의 음악을 다시 찾아 듣고 있다. 27일 오후 11시 기준 음원사이트 멜론의 '급상승' 음원 차트는 1위부터 21위까지 모두 신해철이나 그룹 넥스트의 음악이 차지했다. 1위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신해철이 "내 장례식장에서 울려 퍼질 노래"로 꼽은 '민물장어의 꿈'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윤원희씨와 1남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23호실이며 발인은 오는 31일 9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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