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시행 후 끊겼던 고객 발길 이어져
-중고가 높은 아이폰은 원래 보조금 영향 안받아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과 동시에 얼어붙었던 이동통신시장이 아이폰6 예약주문 시작과 함께 들썩이고 있다. 아이폰6 출시에 대한 기대감과 아이폰6 출시로 인해 다른 휴대폰의 보조금이 올라갈 것이라는 예감으로 대리점·판매점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통사들이 속속 휴대폰 지원금을 상향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어 이통시장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학가, “대리점 찾는 고객 10배 늘었다”…= 25일 신촌 대학가에 위치한 A대리점 직원은 “아이폰6의 사전예약이 시작되면서 고객이 평소보다 10배는 늘어난 것 같다”며 “사전예약이 시작된 24일 오후 3시부터 고객들이 엄청 밀려들었다”고 말했다. 단통법이 시행된 이달 1일 이후 뚝 끊겼던 고객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고객들이 주로 20~30대 젊은 층이라 아이폰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며 “아이폰6에 대해 물어보려고 온 사람이 10명이라면 그중 4~5명은 예약을 하고 갔다”고 말했다.
아이폰6의 출시에 맞춰 다른 휴대폰의 보조금이 올라갔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대리점을 찾는 고객들도 많았다. 신촌 B대리점 직원은 “아이폰6에 대해 묻는 이들만큼 다른 기기의 지원금이 올라갔는지 알아보러 매장을 찾는 사람도 많았다”며 “실제로 갤럭시노트4의 경우 지난주보다 보조금이 10만원 가까이 인상되면서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말 아이폰6 출시를 앞두고 이통사들이 지원금을 올리고 있는 것 같다”면서 “6가 출시되면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중고가 높은 아이폰, 원래 보조금 영향 덜 받아…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있는 아이폰6는 24일 오후 3시 사전예약이 시작된 지 30분 만에 8만대를 돌파했다. 휴대폰 유통시장에서는 아이폰의 경우 단통법 시행 전에도 다른 휴대폰에 비해 보조금이 적었던 데다 중고가가 높아 휴대폰 지원금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인터넷 예약이 많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신촌역 인근 C판매점 직원은 “아이폰5S 때보다 예약률이 높은 것으로 보아 시장의 기대감이 엄청난데 실제 찾는 고객들은 작년보다 적었다”면서 “단통법 시행 후 모든 대리점, 판매점의 휴대폰 지원금이 같아지니 인터넷 예약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D판매점 직원 또한 “원래 아이폰만 선호하는 사람들은 보조금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중고가가 워낙 높아 보조금 지원을 받지 않아도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가 일제히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의 사전예약을 시작한 24일 30분 만에 약 8만명의 예약가입이 완료되는 등 아이폰6는 이례적인 인기를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1~2분 만에 1차 물량 1만대 예약을 마감했으며, KT도 30분 만에 1차 물량 5만명의 예약을 끝냈다. LG유플러스 또한 20분 만에 2만명이 예약을 마쳤다.
아이폰6 예약주문 시기에 맞춰 이통3사는 일제히 휴대폰 지원금을 늘렸다. 아이폰6에 쏠릴 고객들의 관심을 자사 제품으로 끌어오기 위해 제조사가 장려금을 높이고, 시장경쟁이 심화될 것을 예상한 이통사도 지원금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KT와 LG유플러스는 24일 오전 주요 단말기 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LG유플러스는 갤럭시노트4, 갤럭시S5 광대역 LTE-A, G3 캣 식스, 갤럭시 알파, G3 단말에 대한 지원금을 5만~10만원 상향했다.
KT도 갤럭시노트4 등 총 19종의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상향 조정했다. 주요 모델별로 살펴보면 갤럭시노트4 9만3000원으로 인상액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갤럭시S5 광대역 LTE-A(5만5000원), G3 캣6(5만5000원), 갤럭시 알파(2만5000원), G3(2만3000원) 순이었다. SK텔레콤도 이보다 하루 전인 23일 갤럭시노트4에 10만9000원, 갤럭시S5 광대역 LTE-A에 7만원, 갤럭시 알파에 5만9000원, G3 캣6는 5만원의 지원금을 인상했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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