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올해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 사생활 지킴이'로 나섰다. 국감이 시작되면서 사이버 사찰 문제를 제기했던 정 의원은 20일 경찰이 지난 5년간 협조공문만으로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350만건의 개인 의료정보를 제공받은 사실을 추가로 폭로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폭력이나 상해, 의료 시비 같은 문제가 아니더라도 피의자의 소재파악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개인 정보를 받은 사례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경찰이 요구한 자료 가운데는 피의자 뿐 아니라 피의자 부인의 산부인과 진료 내역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실제 정 의원이 공개한 서울지방경찰청 공문에는 지난해 철도노조 파업 당시 철도노조 간부뿐만 아니라 부인의 급여 내역과 산부인과 진료 내역 등을 요구한 사실 등이 드러나 있다.
정 의원은 "경찰이 공공기관에 정보를 요구하면서 피의자 당사자 뿐만 아니라 가족의 개인 정보까지 무분별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수사기관이 수사목적에 한해 자료를 요구할 수는 있지만 협조공문만으로 아무런 제한도 없이 너무나 쉽게 개인 의료정보를 다 볼 수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오는 27일 종합국감에서 김종대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따져 물을 계획이다.
그동안의 국감 기간 동안 정 의원은 국민의 사생활과 통신의 비밀을 보장한 헌법 17조와 18조를 언급하며 수사기관의 사이버사찰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수사시관이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에 이어 내비게이션 업체를 통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3년간 국가기관에서 통신자료를 요청한 건수가 2570만건에 달한다"며 " 경찰과 검찰의 무분별한 영장청구와 법원의 영장발부는 엄격하게 제한될 필요가 있겠다고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27일 종합국감에서 새로운 내용이 공개되냐'는 질문에 대해 "그날 국감을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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