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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保 마포사옥' 2년 넘도록 팔리지 않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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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信保 마포사옥' 2년 넘도록 팔리지 않는 까닭 ▲마포 공덕오거리에 위치한 신용보증기금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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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매각' 아닌 '부분 매각' 추진
지방이전 公기관 121곳 중 유일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내달 말 대구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신용보증기금이 지방 이전에 앞서 서울 공덕동 사옥의 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2년이 넘도록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옥의 덩치(지상 20층)가 워낙 커 매각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여겨졌지만, 건물이 팔리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2012년 10월부터 지난달까지 2년 동안 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전자처분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총 여덟 차례에 걸쳐 본사 매각을 추진했다. 2012년 두 차례, 지난해 세 차례, 올해 세 차례 등 총 8번의 입찰 공고를 냈지만 아직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서울 마포 공덕오거리에 위치한 신보 사옥은 지하 5층~지상 20층 규모(연면적 3만6259㎡)의 사무용 건물로, 지하철 2개 노선이 지나는 역세권에 자리하고 있어 자산운용사 등 부동산 투자회사들의 관심이 높다. 사옥의 감정가는 1020억원으로 건물 규모와 주변 시세를 감안하면 결코 높은 금액이 아니라는 것이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건물이 2년이 넘도록 팔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이 건물에 관심을 갖었던 부동산 투자회사 관계자들은 "신보가 건물 전체를 매각하는 '통매각'이 아닌, 일부 층을 제외한 '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보는 사옥의 입찰 공고를 내면서 지상 20개층 가운데 3~5층, 3개층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 신보 관계자는 "본사가 대구로 내려간 후 마포지점 등 서부영업본부로 사용하기 위해 본사 건물 3개층을 매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는 서울 영업조직의 사무실로 사용하기 위해 사옥의 일부 층을 제외하고 입찰 공고를 낸 것이다.


이처럼 일부 층을 제외하다보니 매수자 입장에선 '인수 의사'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천억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해 건물을 인수하더라도 본인이 원하는 리모델링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입찰 참여 의사를 표명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는 "건물을 인수하더라도 일부 층을 신보가 사용하게 돼 있어, (인수)회사에서 원하는 전체 리모델링은 불가능하다"며 "이런 건물을 어느 매수자가 천억원 이상의 거액을 주고 사들이겠냐"고 말했다.


신보가 서울 영업소로 다른 곳이 아닌 본사 사옥을 고수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예산' 때문이다. 신보 관계자는 "만일 사옥을 통매각하면 이 매각 대금은 일단 국고로 환수되고, 이와 별개로 서울 사무소의 임대료는 기금운영계획에 따라 기획재정부의 승인을 받아 새로운 예산으로 받아내야 하는데 이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서울 영업 조직의 사무소 마련을 위해 본사 사옥을 부분 매각하게 됐다는 것이다.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중인 공공기관 121곳 가운데 기존 사옥을 '부분 매각'하는 곳은 신보가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은 "서울지역 사무소를 마련하기 위해 부분 매각을 진행했고, 이 때문에 본사 매각이 지연된 것"이라며 "처음부터 사옥을 매각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꼼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총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매각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들을 협의 조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신보는 내달 말 지방이전에 앞서 한 차례 더 매각 공고를 내고, 이때까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대구로 이전한 뒤 매각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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