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판교 사고 여파 노심초사…"지하철 환기구, 걸어가도 되나요?"

시계아이콘01분 5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서울시내 보행로 위 30㎝ 미만 '바닥형 환기구' 시설 200여곳 달해
서울시 "적정하중 적용, 안전은 문제 없다" vs 전문가 "추락 대비 안전장치 필요"


판교 사고 여파 노심초사…"지하철 환기구, 걸어가도 되나요?" 서울 지하철 명동역 4번 출구 앞 인도.
AD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어휴 이 깊이 좀 봐, 진짜 무섭다."


"여보, 그쪽으로 올라서지 말고 내려와. 위험하게시리…"

19일 낮 외국인 관광객과 휴일 쇼핑객들로 붐비는 명동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하철 환기구 앞에서 재촉하던 발걸음을 멈칫했다.


지난 17일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의 충격인 듯 평소에는 거리낌 없이 지나다니던 길이 위험하지는 않은지 새삼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폭 2m, 길이 35m 가량의 환기구 철재 구조물 사이를 내려다보던 대학생 박모(여·21) 씨는 "바닥까지 깊이가 적어도 10m는 돼 보이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마구 지나다녀도 괜찮은지 모르겠다"며 "인도 위 대부분을 아예 환기구가 덮고 있는 상황인데다 인도와 높이가 똑같아 무심코 걸어가면 이곳이 환기구 시설인지 전혀 의식하지도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판교 사고 여파 노심초사…"지하철 환기구, 걸어가도 되나요?" 서울 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이어지는 인도. 지하철 환기구 시설물이 인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시민들이 그 위로 걸어가고 있다.


같은 시각 경복궁역 3번 출구 앞 인도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말을 맞아 '세종마을 음식문화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좁은 인도는 오고 가는 사람들로 크게 붐볐다.


길이 20m 남짓한 환기구 위로 유모차를 밀고 가던 한 주부(36)는 "철제 그물망을 촘촘히 쳐 놓아 걸어가는데 불편할 정도는 아니지만 엊그제 사고도 있고 솔직히 불안불안 하긴 하다"며 "그렇다고 인도 위에 겨우 한 사람 지나갈 정도의 공간만 남았는데 어디로 걸어가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 이후 도심 지하철 환기 구조물에 대한 일제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환기구 출입문 시건장치나 용접 상태, 차수문 이상 여부 등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차원이다.


일단 서울시와 서울메트로, 도시철도공사 등 관련기관들은 인도 위 환기구가 기본적으로 보행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기 때문에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현재 시내 지하철 환기구는 모두 2340여개. 보행자들이 지나다니는 보도 위에 설치된 환기구가 1760여개에 이르고, 이 가운데 굴뚝처럼 높게 설계된 '타워형'이 아닌 높이 30㎝ 미만의 '바닥형' 환기구는 200여개로 집계됐다. 이들 환기구는 지상에서 바닥까지의 깊이가 낮으면 2~3m, 깊게는 20m 이상인 곳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도 위 환기구는 원래부터 시민들이 그 위로 걸어다니도록 전제했기 때문에 하중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면서 "오히려 보행자가 둔턱에 걸려 넘어지거나 하이힐 굽이 끼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환기구 측면을 완만한 경사면으로 바꾸거나 아예 평평하게 만드는 쪽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난 지하주차장 환풍구와 마찬가지로 이들 지하철 환기구 역시 시민안전을 책임질 별도의 법적 기준은 없는 상태다.


시 관계자는 "환기구에 대한 별도의 기준은 없지만 지하철 구조물 설계 기준에 따라 철제 덮개(스틸 그레이팅)가 제곱미터(㎡)당 0.5t의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 진다"며 "일례로 폭 1m, 길이 10m의 환기구 구조물이라면 몸무게 70㎏인 성인 남성 70명이 올라서도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단위면적당 하중이 과연 안전한 수준인지, 또 이 기준이 지켜지더라도 이번 사고와 같이 일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몰릴 경우에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지하철 운영사 관계자는 "사실 환기구 원래의 목적인 환기 효율성을 위해서는 굴뚝을 길게 뽑은 타워형 환기구가 가장 좋지만 보행통로가 확보되지 못한 인도의 경우, 또는 도시 미관상 적절하지 못하다고 판단될 때는 환기구를 보도 위에 설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이론상으로는 적정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사람들이 오가는 길이다 보니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릴지 예단하기 어렵다"며 "철제 구조물 아래에 H빔 등 지지대를 보강하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추락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관계기관이 철저히 크로스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