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폐공사 우즈벡에 4년간 1814만 달러 투자해 자회사 설립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 공급 중단 등 정상적인 운영 어려운 상태
-우즈벡 정부 당초 협약 안지킨다며 세금 혜택 중단도 검토 중
-조폐공사는 자회사 경영 어려움 숨겨와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한국조폐공사가 2010년 우즈베키스탄에 설립한 면펄프 생산 자회사(GKD, (Global KOMSCO DAEWOO))가 운영 위기 상태에 놓여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4년간 1814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자회사는 현재 공장의 전기와 가스 공급 중단까지 잦은 상태며, 우즈베키스탄 정부가 생산량 및 수출량 협약 안지킨다며 세금 혜택 중단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14일 입수한 GKD와 우즈벡 정부의 수발신 공문을 보면 우즈벡 정부는 한국조폐공사에게 당초 계약한 생산량 및 수출비중을 지키라고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 반면 조폐공사는 생산공장에 자주 전기와 가스 공급이 끊겨 정상적인 생산이 안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우즈벡 정부에 보냈다.
조폐공사의 자회사인 GKD는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의 사업제안에 따라 조폐공사와 대우인터내셔널이 지난 4년간 1814만 달러를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당초 우즈베키스탄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면화를 펄프로 가공하여 수출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부족한 생산시설과 열악한 인프라로 지난해까지 매해 적자를 기록해왔다. 더군다나 우즈벡정부와의 마찰까지 빚어지면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우즈벡 정부와 GKD의 투자협정서'를 보면 GKD는 설립 당시 2013년 말까지 2만톤 이상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생산되는 상품의 90%이상을 수출하겠다고 우즈벡정부와 약속했다. 이에 따라 우즈벡 정부는 GKD에 법인세, 재산세, 관세 등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하지만 GKD가 2013년 5377톤만 생산하고, 생산물량의 88%만 수출하자 우즈벡 정부는 협약불이행을 이유로 현재 GKD에 대한 세금 혜택 중단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GKD는 현지 전기와 가스 공급이 끊겨 정상적인 생산을 할 수 없다는 공문을 우즈벡 정부에 발송했다. 실제 전기 공급 중단은 2014년 1월 한달에만 40차례나 발생했다. 가스 역시 공급이 자주 끊기자, GKD는 우즈벡 정부와 우즈벡 가스회사에 가스 공급을 요청하는 간절한 공문을 보냈지만, 우즈벡 정부와 가스회사는 GKD 공장이 설립된 구역은 원래부터 가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 지역이라며 가스공급로를 개별적으로 설치하라고 답변했다.
가스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지역에 1814만 달러의 거금을 투자한 GKD의 경영정상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폐공사는 그동안 GKD의 협약불이행이나 전기·가스 공급 중단 등 경영상 어려움을 공개하지 않아왔다. GKD가 2만톤의 생산능력을 보유했는지도 명확한 조사가 필요하다. 조폐공사는 국회제출자료에 2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제출했지만, 실제 GKD가 우즈벡정부에 보낸 공문에는 2만톤 생산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GKD와 우즈벡 정부 간의 마찰이다. 우즈벡 정부에 제출한 GKD의 생산량은 조폐공사가 국회에 제출한 생산량보다 적다. 게다가 GKD는 우즈벡 정부의 협약이행 촉구 공문에 대해 2014년 생산계획을 부풀려 만톤을 생산하겠다는 내용으로 답변을 보냈다. 하지만 조폐공사가 의원실에 제출한 올해 GKD의 생산계획은 7700톤에 불과하다.
아울러 김 의원실에 따르면 GKD는 올해 3월 18일 계속 협약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설립당시 맺었던 협약 내용을 변경하자는 공문을 발송한 사실도 확인됐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