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자활사업 일환 '노숙인 호텔리어' 사업…1년 후 호텔 근무 노숙자 '0'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서울시가 노숙인 자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한 '노숙인 호텔리어'사업이 실질적인 일자리로 연결되지 못하는 등 전시성 사업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강기윤 의원(새누리당·국회 안전행정위원회·경남 창원 성산)은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름련 지난해 시 노숙인 34명이 조선호텔에서 호텔리어 교육을 수료한 후 7월부터 호텔에 배치됐지만, 현재 호텔에서 근무하는 노숙인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14일 밝혔다.
강 의원에 따르면 교육 대상이었던 전체 34명의 노숙인 중 61.8%인 21명이 실제 호텔에 배치돼 근무했지만, 대부분 한 달을 넘기지 못 하고 일을 그만 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13명의 경우 다른 일자리를 얻거나 자진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측은 이와 관련해 "애초 사업 추진 시 조선호텔 등에서 노숙인들을 직접 고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하청업체에 1년 단위 계약직으로 취직됐다"며 "노숙인들이 사전에 교육받았던 호텔리어 업무와 실제 배치업무인 청소, 기물세척 등과 관련해 괴리감을 느껴 일을 그만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노숙인들의 자활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의 자활의지지만, 희망호텔리어 사업은 시가 취업을 연계할 때 실제 담당할 업무나 처우, 근무조건 등을 안내하지 않아 노숙인들의 의지를 저해시켰다"며 "시는 실효성 있는 노숙인 자활사업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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