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중국폰 등 시장 변화에 이통사·제조사도 움직일 것으로 예상
[아시아경제 박나영 기자]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7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관련 문제들은 법이 정착하는 과정에 직면하는 현상들이다. 시간을 갖고 지켜보자”며 낙관론을 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오전 10시30분경 기자간담회를 열고 "단통법 시행이 좀 안타깝게 진행되는 부분이 있어 기자들과 소통하다보면 생각에 합치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며 약 1시간 동안 그간 진행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지난 1일부터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이 정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데 따른 후속조치로 보인다.
최 위원장은 “단통법이 투명하고 공평한 휴대폰 지원금 지급하고 저가요금제 이용자에게도 지원금을 주는 등 여러 장점을 갖고 있음에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지원금이 낮아 단점이 많이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시간이 지나면 (의도했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고 말했다.
이어 “단통법의 원래 목적은 상한선 30만원의 지원금이 모든 경우 다 지급이 돼서 소비자들에게 혜택 돌아가게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목표는 게릴라식 보조금 살포 등으로 인한 이용자 차별을 바로잡고 최종적으로 우리나라 휴대폰 가격이 외국에 비해 높게 측정됐다면 이를 정상화하고 서비스의 부족한 부분을 확충해 제자리를 찾아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단말기 유통법이 잘못됐다고 해서 이전으로 되돌아간다면 또 올해 1,2월의 보조금 대란이 반복되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면서 “이용자 차별이 심한 상황을 바로잡으려면 어떤 형태이든 새로운 법이 필요했고 그래서 단통법이 나왔다. 근데 이 법이 모두 잘못됐다고 말하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전국민 호갱법’이라며 단통법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시장경제 원리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최 위원장은 우선 “법이 이미 시행된 시점에서 이동통신사와 제조사 등이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텐데 정부가 개입해서 이리저리 가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지원금 수준이 너무 낮아 소비자 입장에서 알뜰폰 시장으로 가는게 훨씬 이익이라거나 중국산 스마트폰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면 이런 움직임에 대해 국내 제조업체와 이통사들이 두 손 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더 많은 지원금이나 출고가 인하로 소비자를 유인하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이런 것이 작동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에게 비싼 요금제 가입을 유도해 이통사의 이익만 늘려주는 법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이통사들이 단통법 시행 후 줄어든 보조금 때문에 수익이 더 난다고 해도 그대로 있지는 않을 것이다. 당연히 요금을 인하하든지,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든지 어떤 형식으로든 과거 지원금에 썼던 금액 중 남는 것은 소비자 후생 쪽을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낙관했다.
단통법 시행 첫날 이통사가 공시한 휴대폰 보조금은 최신 단말기의 경우 가장 비싼 요금제를 쓰더라도 10만원 안팎에 그치는 수준이다. 휴대폰 대리점 등에 따르면 단통법 직전까지 보조금을 30여만원은 받을 수 있었던 G3 캣6 등 최신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이 10만대로 줄어들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상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단통법 첫날 번호이동 실적은 약 7200~7300건으로 2012년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과 관련해 휴대전화 보조금 상한을 현행 27만원에서 3만원 오른 30만원으로 결정하는 등 분리공시를 제외한 단통법 6개 고시 재·개정안을 모두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사는 단말장치명, 출고가, 지원금,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실제 판매가를 공시하고 이 정보를 7일 이상 유지해야 한다.
박나영 기자 bohen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