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정부가 강제로 통신비 인하 정책을 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7일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낮은 보조금 지급으로 인해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력이 심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하지만 정부의 입장에서는 옛날처럼 강제로 통신비 인하 정책을 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는 27개나 되는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알뜰폰) 사업자가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MVNO의 번호이동 순증 가입자는 매월 빠르게 증가했다. 현재는 월별 10만명(번호이동 시장의 15%) 수준까지 올라올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성 애널리스트는 "혹시라도 정부가 강경하게 통신비 인하를 유도하더라도 과거의 사례를 볼 때 이통사들의 실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 1일 단통법이 시행된 이후 '보조금 눈치보기'가 시작된 가운데 통신사들의 보조금과 함께 제조사의 보조금 지급 규모도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성 애널리스트는 "일주일 단위로 보조금이 바뀌기 때문에 8일부터는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며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제조사와 통신사들 간의 눈치싸움이 진행되고 있지만 결국 보조금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단통법이 정상적으로 시행되면 사용자가 느끼는 보조금은 예전에 비해서 줄어들 수도 있고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통신사의 입장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통제된 수준에서 집행되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는 긍정적"이라며 "분리공시제가 빠져버린 상황이기 때문에 제조사도 단통법 시행 전과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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