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방사청 소속으로 통영함 장비선정에 관여…검찰, 구속영장 청구 검토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통영함' 납품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009년 장비선정에 관여한 예비역 영관급 장교 2명을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3부(부장검사 문홍성)는 통영함 제작 당시 장비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업무를 맡았던 방위사업청 전 사업팀장 오모 전 대령과 최모 전 중령을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30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로부터 통영함 납품업체 선정 과정 등을 조사한 뒤 조만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방위사업청과 압수수색해 통영함과 관련한 사업보고서와 결재문서 등을 확보했다. 또 통영함의 핵심 장비인 음파탐지기(HMS)와 해저무인탐사기(ROV)를 납품한 미국업체 H사의 국내 중개업체 사무실과 관계자들의 자택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통영함은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첨단 수상 구조함'을 표방하며 2012년 9월 진수됐다. 1600억원에 육박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지만 해군은 통영함의 핵심 장비인 음파탐지기 등이 기준에 훨씬 못 미친다며 인도를 거부했다. 이 때문에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투입되지 못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통영함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감사원은 지난 5월 특정감사에 착수했다. 조사 결과 통영함의 음파탐지기 성능은 1970년대에 건조된 평택함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방위사업청이 음파탐지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성능기준을 변경하고 2억원짜리 음파탐지기를 41억에 구매한 사실도 확인됐다.
감사원은 당시 방사청에서 음파탐지기 선정업무를 담당한 오 전 대령과 최 전 중령의 비위혐의를 포착해 지난 22일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2009년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이던 황기철 해군참모총장(58)도 감사원 조사를 받았지만 현역 군인 신분인 점 때문에 검찰 수사의뢰 대상에서는 제외됐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관련자 소환 조사를 벌여 통영함 납품 및 성능평가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또 납품·중개업체가 방사청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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