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밑그림+신중호 개발력+모리카와 아이디어 합작품
-출시 3년2개월만에 전세계 누적 가입자 수 5억 돌파
[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라인은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진 이해진 네이버 의장을 12년 만에 무대에 오르게 했다. 2001년 기자간담회 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라인은 이 의장이 그린 밑그림에 신중호 라인플러스 대표의 개발력이 보태지고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 대표의 아이디어가 입혀져 탄생한 합작품이다.
라인 회장을 맡고 있는 이 의장은 라인이 탄생되기까지 과정을 진두지휘하면서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 줬다. 그의 표현처럼 '계란으로 바위치기'하는 심정으로 동일본 대지진이 휩쓸고 간 '상처의 땅' 일본에서 라인 개발에 뛰어들었다. 모두가 사업을 접으며 일본을 떠날 때도 라인팀은 그대로 남아 개발에 몰두했다. 초기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염두에 뒀으나 대지진으로 통신이 끊긴 상황에서 슬퍼하는 현지인들을 보며 '소중한 이들을 이어주는 서비스를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주변인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2011년 6월 라인을 탄생시켰다.
2006년 네이버의 검색엔진 '첫눈' 인수는 라인 탄생의 밑거름이 됐다.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끌어온 것이다. 그 중심에는 신중호 현 라인플러스 대표가 있다. 검색 고수로 알려진 그를 비롯한 첫눈 출신 개발자들은 이 의장과 함께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네이버의 일본 법인을 세우는 데 힘을 보태며 현지시장 정착에 기여해 온 그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지각변동이 일어난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서 자신의 전공인 검색을 버리고 메신저 시장에 몸을 던졌다.
글로벌 진출의 시작점인 낯선 땅 일본에서 라인이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에는 일본인 맞춤 서비스를 꿰뚫어 본 모리카와 대표의 역할도 컸다. 일본인 취향을 공략한 라인의 전매특허 '스티커'를 출시하고 피처폰 사용 비중이 높은 일본 상황에 맞게 피처폰에서도 가능한 서비스 개발을 가능케 했다. 모리카와 대표는 2003년부터 네이버의 일본 사업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라인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세 명의 리더는 각자의 자리에서 '라인 그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