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프리미엄 카카오가 선점…'PER'은 라인이 67배로 勝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모바일 메신저 라이벌인 카카오와 라인이 내달부터 나란히 상장에 나서면서 증시에서 펼쳐질 이들의 2차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라인 양대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각각 국내와 일본 증시에 상장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상장사인 다음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에 나서며, 합병 신주는 다음달 1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라인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다음달 상장하는 카카오가 '최초' 타이틀을 선점하게 됐다. 통상 동종업종 내 기업들이 나중에 상장할 경우 1위 프리미엄을 놓칠 수 있다. 상장 시장이 다르지만, 동시에 상장을 진행하면서 공모자금은 물론 최초라는 프리미엄을 나눠 갖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서비스 성공여부를 가늠하는 월간 사용자수(MAU)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MAU당 가치는 카카오 15만원, 라인 10만원으로 카카오가 앞서 있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2분기 글로벌과 한국의 MAU는 각각 4877만명, 3649만명이다. 다음 시가총액 7조2000억원(2일 종가)을 기준으로 글로벌과 한국 MAU당 가치는 각각 14만7070원, 19만6565원이다.
라인의 MAU는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지만, 점유율 1위 국가인 일본, 태국, 대만의 MAU은 발표한 가입자수의 80% 이상으로 알려졌다. 라인의 가입자 수(4억9000만명)의 30%가 MAU라고 가정하면, 라인 MAU는 1억4700만명이다. 라인의 예상 시가총액(15조2000억원)로 나누면 라인의 MAU당 가치는 약 10만원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MAU당 기업가치가 높은 이유로 "카카오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점유율이 60~70%로 높고, 최근 전자지갑, 증권 등 금융분야 진출 등 신사업으로 성장성이 부각된 점"을 꼽았다.
다만 "국내시장에서 O2O, 금융분야 진출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말고 중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우선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공정위의 조사, 금융권의 견제, 수익배분 구조 등에 대해 파악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본 승자는 라인이다. 주가수익비율이란 한 회사의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통상 기업가치가 동종회사와 비교했을 때 고평가 혹은 저평가됐는지 판단하는 기준으로 통한다.
합병신고서에서의 외부평가기관의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2014년과 2015년 세후영업이익은 각각 1683억원과 2937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에 근거한 카카오의 12개월 예상 PER은 28배다.
라인의 연결기준(일본 라인주식회사와 한국의 라인플러스 등) 2014년과 2015년 예상 세후영업이익(법인세율 30% 가정)은 각각 1381억원과 2756억원이다. 2014년과 2015년 라인의 마케팅 비용은 각각 2000억원 이상을 가정했다. 이를 근거한 라인의 12개월 예상 PER은 67배로 높은 수준이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이 높은 기업가치를 받은 이유는 글로벌 확장 가능성과 모바일게임 등 수익화(Monetization) 정도, 마케팅비 등 영업비용 규모 차이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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