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지연진 기자]국내업체가 생산한 물티슈에 포함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직 물티슈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산업부도 식약처도 '장담 못 해'= 산업부 관계자는 4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부는 특정 물티슈가 안전한지 여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공식 입장은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의 실태 조사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화장품에 0.1% 이하로 사용 가능한 물질이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와 식약처는 지난 2일 공동으로 물티슈 유해물질 논란에 대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물티슈에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지 실태를 조사해 필요한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화장품에 살균·보존제로 사용가능한 물질이며 그 사용량을 0.1%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2일 발표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를 사용한 물티슈 제품들이 유해성 논란에서 벗어났다고 주장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셈이다. 아직 상황을 조사 중이므로 개별 제품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가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도 "물티슈에 문제가 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가 얼마나 함유됐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산자부에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물티슈에 함유된 독성물질로 지목된 세트리모늄 브로마이드는 독성 물질이지만 적은 양의 경우 안전하다. 식약처는 이 성분을 화장품 살균·보존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함유량을 0.1% 이하로 제한했다.
화장품은 피부에만 사용되기 때문에 미량의 세트리모늄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물티슈는 아이들이 자주 입에 넣는 장난감 등도 닦을 수 있고 물티슈의 세트리모늄 함유량이 기준치를 넘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식약처의 설명이다.
◆공식입장 밝혀 혼란 없애야= 이에 따라 정부가 하루빨리 물티슈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국민들에게 정확한 결과를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자사 물티슈의 안전성만을 강조하는 사이 소비자들의 불안과 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해물질 논란으로 인해 기존에 사용하던 물티슈를 환불하고 다른 물티슈 브랜드로 옮겨 타는 소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기존에 사용하던 제품을 믿어 보겠다며 그대로 쓰고 있지만 정부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일말의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 아무리 기준치 이하라도 아이에게 쓰는 물티슈에 유해논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에 껄끄러움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세트리모늄은 먹었을 때 해로운 물질이다. 식약처 독성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실험용 쥐가 몸무게 ㎏당 420㎎을 먹었을 때 호흡기계에 이상이 생긴다. 몸무게 10㎏인 아이가 한 번에 4.2g을 먹으면 치명적일 수 있다.
현재 물티슈는 공산품으로 분류돼 산자부가 주무부처다. '품질경영 및 공산품안전리법'에 의해 관리되는 지금은 20개 유해화학물질을 제외한 원료에 대해선 업체가 자율적으로 안전성 입증 자료를 제출하면 안전하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물티슈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일면서 내년 7월부터 화장품법에 의해 관리를 받게 된다. 화장품으로 관리되면 지정된 원료 외에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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