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지금 삼성메디슨이 삼성전자에 흡수합병 된다면 삼성메디슨 소액주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됩니다. 소액주주들이 주주대표 소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삼성전자의 일방적인 흡수합병을 막아야 합니다."
삼성전자의 삼성메디슨 합병 검토 소식에 삼성메디슨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회사의 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흡수 합병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인수한 2011년 이후 삼성메디슨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부진해 기업가치가 낮아진 현재 상황에서 흡수합병이 진행된다면 주당 가격을 제대로 못받을 것이라는 걱정이 크다.
삼성메디슨은 2010년 2360억원의 매출과 32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2680억원, 영업이익은 42억원에 그치는 등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오히려 실적이 부진해졌다. 삼성메디슨 소액주주들은 합병무효 소송 등 다양한 주주행동을 고려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몇 년 전 계열사 흡수합병 과정에서 자회사 가치를 낮게 평가해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2012년 반도체 관련 계열사 세메스가 비상장 자회사 세크론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보통주 매수 가격을 실제 가치보다 낮게 평가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세크론 소액주주 36명은 세크론의 가치평가가 부당하다며 법원에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말 법원은 삼성전자가 세크론의 주당 평가액을 기존 8만원대에서 17만원대로 재산정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 소액주주 1만8000여명의 반발을 잠재우고 성공적인 합병을 이루려면 소액주주들을 설득하는 작업이 우선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세크론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합병 검토부터 소액주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성공적인 합병의 첫 걸음이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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