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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보고서 55]생존 할머니 증언<13> 이수산·이○○·이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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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보고서 55]생존 할머니 증언<13> 이수산·이○○·이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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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김보경 기자, 김민영 기자, 주상돈 기자] #37. 이수단 '조선말도 잊은채 중국서 홀로 생활'

평안북도 출신인 이수단(93) 할머니는 19세 때 동네 처녀 3명과 함께 군복에 칼을 찬 일본 앞잡이에게 속아 만주로 끌려왔다. "하루에 군인 여덟에서 열 명 정도 받았어." 할머니는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는 위안소에서 심신이 짓밟혔다. 가까스로 풀려났지만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1970년대 초 북한의 가족과 연락이 닿아 편지와 사진을 주고받았지만 1973년 보낸 편지가 주소불명으로 되돌아왔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빛바랜 사진 한 장으로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랜다.


현재 이 할머니는 중국 헤이룽장성(黑龍江省)에서 '조선말'도 잊은 채 홀로 살아가고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경로원에서 두 번의 머리수술, 정신분열증, 대퇴골 골절을 혼자 감당하고 있다. 최근 할머니와 만난 한 사진작가는 "인형을 안고 '아가야, 엄마는 어디로 갔니? 이제부터는 내가 엄마 할게' 하며 어르는 모습이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며 근황을 전했다. 

[위안부 보고서 55]생존 할머니 증언<13> 이수산·이○○·이순덕

#38. 이○○ '일곱 명이 같이 갔는데, 살아온 건 나 혼자'


1928년 경북 영일에서 9남매의 맏이로 태어난 이○○(86) 할머니. 열두 살 때부터 포항 바닷가에서 물질을 하며 해삼ㆍ멍게를 따서 살림에 보탰다. 열다섯 살 때 방직공장에서 한 달 일하면 한국에서 1년치 일한 봉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일본군의 꼬드김에 넘어가 중국으로 건너갔다. "포항에서 일곱 명이 갔는데 살아온 사람은 내 밖에 없다." 또래 위안부들과 탈출을 도모했다가 주동자로 지목돼 모진 고문을 받았다. 지난 6월 기자와 만난 할머니는 당시의 상황을 전하면서 윗도리를 가슴까지 끌어 올려 인두로 지져 생긴 상처를 보여줬다. "일본이 저항한 지가 70년이 됐다. 그래도 아직 내 몸에는 상처가 남아 있다. 몽둥이 맞은 자리는 삭는데 불 지진 데는 아직까정 안 낫는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된 할머니는 중국에서 1남1녀를 입양했다. 지금 한국에서 함께 살고 있는 아들은 중국에서 경찰이었다. 할머니의 영구귀국 결심에 서둘러 퇴직해 어머니와 동행했다. 며느리는 아직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위안부 보고서 55]생존 할머니 증언<13> 이수산·이○○·이순덕 이순덕 할머니

#39. 이순덕 '끈질긴 법정투쟁…日서 첫 배상금 판결 받아내'


1918년생인 이순덕(96)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에서도 고령이다. 전북 이리가 고향인 할머니는 18세 때 위안소로 끌려가 7년 만에 풀려났다. 구타 탓에 시력이 떨어지고 군홧발에 치여 엉치뼈가 뒤틀렸다. 칼자국과 매 맞아 생긴 생채기는 할머니의 아픈 과거사의 흔적이다. 전 세계를 돌며 증언활동을 펼친 할머니는 1998년 5년5개월간의 법정투쟁을 통해 처음으로 일본법정으로부터 30만엔씩의 배상금 지급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결기 있게 일본정부와 맞선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척추압박골절로 병원신세를 진 데 이어 지난 6월 노환과 치매로 노인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병상에 눕기 전에는 정대협이 운영하는 쉼터(평화의 집)에 머물렀다. "이대로는 도저히 눈을 감을 수가 없어. 빨리 나아야 또 일본 건너가서 싸움 한번 야무지게 할 텐데"라고 말했던 할머니는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는 길원옥 할머니가 병실을 찾아 "나 왔어요"라고 귓가에 소곤대도 눈을 뜨지 못했다.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은 시리즈 중 계속됩니다.


▶'위안부 보고서 55' 온라인 스토리뷰 보러가기: http://story.asiae.co.kr/comfortwomen/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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