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주상돈 기자, 김민영 기자, 김보경 기자] #34. 이○○ '국내외 학술대회서 위안부 참상 공개 증언'
경상남도 산청이 고향인 이○○(91) 할머니는 17세에 강제로 대만에 끌려가 22살 때까지 5년간 위안부 생활을 겪었다. 1945년 일본의 패전 후 지옥 같은 위안소에서 나와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어머니에게조차 그동안 겪은 일을 말하지 못했다. 이 할머니는 2003년 위안부임을 밝힌 이후 2005년부터 각종 국내외 학술대회에서 공개증언을 통해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밝히는 일에 힘썼다.
고관절 통증 탓에 보행은 불편하지만 아흔이 넘은 나이에 비해 정정한 편이다. 결혼을 했지만 아이를 낳을 수 없던 이 할머니는 남편의 조카를 양자로 들여 키웠다. 현재 가족과 함께 부산에 거주하며 증손녀를 돌보고 있다.
#35. 이○○ '신분 노출될라 자원봉사자 방문도 마다해'
이○○(85) 할머니의 강제동원 시기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공개 증언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비공개 서류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 시 작성한 신고서가 전부다. 이 할머니는 자신의 신분이 알려지는 것을 극도로 꺼린다. 서울 용산에서 가족들과 살고 있는 이 할머니는 자원봉사자의 방문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해당 구청에서는 분기별로 할머니 댁을 방문하거나 전화통화를 통해 할머니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있다. 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할머니는 당뇨와 관절염 등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지만 거동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지난번 방문 때 이 할머니가 "내가 요새 건망증이 심해. 가스에 물을 올려놓고도 깜빡깜빡해"라고 했다고 전했다.
#36. 이○○ '심한 치매에도 위안소 말하면 입 다물어'
이○○(89) 할머니는 1925년 함경남도 이원에서 태어났다. 조실부모하고 고모집에 양녀로 들어갔던 할머니는 16세 때 대만 위안소로 끌려가 고초를 겪다 해방 후 풀려났다. 위안부 피해 등록은 2001년 7월에 했는데 함께 위안소에서 생활한 또 다른 피해 할머니를 우연히 길에서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할머니는 지금도 위안소 이야기를 끄집어내면 "아유 그걸 생각하면 지금도 골이 무겁다"며 입을 꾹 닫는다. 고혈압ㆍ대장염ㆍ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 없이는 외출이 불가능하다. 치매 증상도 심해져 지난 6월 '합동생일파티'가 끝난 후 요양보호사가 집 안으로 모시자 "누군데 우리집엘 가려고 해?"라고 되묻기도 했다. 현재 할머니는 대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다.
※생존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은 시리즈 중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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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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