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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車의 정규직 전환' 반갑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현대자동차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현대차 노사는 어제 5500여명에 이르는 사내하청 근로자 대부분을 정규직화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2012년 5월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 지 2년3개월 만이다. 국내 최대 사업장인 현대차 노사의 정규직 전환 합의는 반가운 일이다. 비정규직 차별 해소의 디딤돌이 돼 다른 사업장에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현대차 노사는 이르면 우선 내년 말까지 사내하청 근로자 4000명을 정규직으로 특별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이후엔 정규직이 정년퇴직하는 만큼씩 특별채용할 계획이다. 사측은 당초 사내 하청 근로자의 정규직 특별채용 규모를 2016년까지 3500명으로 하고 지난해 말 기준 1856명을 뽑았다. 이번 합의는 정규직 특별채용 규모를 500명 늘리고 채용 시기도 최대 1년 앞당긴 것이다.

현대차가 합의에 나선 데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비정규직 1569명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판결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비슷한 판례로 미뤄 불법 파견으로 판결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판결에 떠밀리기보다 자율로 해결하겠다는 고육책의 성격이 짙다. 정부가 비정규직 처우 개선 및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재계의 협조를 구한 데 화답하는 측면도 있다. 배경이 어찌됐든 통 큰 결단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 합의에는 정규직 노조와 전주ㆍ아산공장 비정규직 노조가 참여했다. 특별채용 형태가 아닌 '전원 정규직화'의 강경 입장을 고수하는 울산공장은 빠졌다. 노노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근속기간을 모두 인정해야 한다는 비정규직 노조와 신규 채용이라는 사측의 이견도 갈등의 불씨다. 노조가 파업 결의를 하는 등 통상임금 확대를 둘러싼 노사 간 힘겨루기도 변수다.

현대차의 정규직 전환 해법은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60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문제는 어느 한 사업장의 노사 합의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 정부 말대로 비정규직을 그대로 두고는 가계소득 증대도, 내수 활성화도 어렵다. 문제는 추가 재원 부담, 국내 생산기지의 경쟁력 약화 등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재계의 전향적인 인식 변화, 정규직 노조의 기득권 양보가 전제돼야 한다. 노사정 대타협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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