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간 2차 소송 판결에 미칠 영향 주목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미국 특허청(USPTO)이 애플의 단어자동완성 특허의 일부 청구항을 기각했다. 이는 삼성·애플간 미국 2차 소송에서 애플의 무기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에 1심 판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0일 독일의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은 최근 애플의 단어자동완성 특허(172 특허)의 예비 판결에서 청구항 일부를 기각했다. 이번에 기각한 청구항 가운데는 삼성·애플간 미국 2차 소송에서 삼성전자가 침해한 것으로 잠정 판단된 '청구항 18번'도 포함됐다. 애플의 특허 신청 이전에 선행기술이 있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단어자동완성 특허는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자가 텍스트를 작성할 때 앞서 입력한 몇 글자를 토대로 적합한 단어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입력 횟수와 오타율을 줄일 수 있다.
이 특허의 유효성에 대해 미국 특허청에 이의를 제기했던 삼성은 이 같은 예비 판결이 나오자 "이는 그동안 우리가 주장해온 특허의 무효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며 이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 루시 고 판사에게 제출했다. 고 판사는 지난 1월 삼성전자가 172 특허의 해당 청구항 부분을 침해했다고 약식판결을 내린 바 있다.
삼성은 이 부분과 관련해 평결불복법률심리(JMOL)를 신청하는 등 특허청의 결정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지난 5월 2차 소송 1심 평결 당시 배심원단이 삼성이 배상해야할 금액으로 판단한 1억1962만5000달러(약 1232억원)가 일부 줄어들 수 있다. 이 가운데 172 특허 청구항 18번의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1794만3750달러였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허청의 이번 판결은 최종 판결이 아니기 때문에 애플이 이 같은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1차 소송에서 애플의 주요 무기였던 두 손가락으로 화면을 확대하는 핀치투줌 특허(915 특허) 역시 1차 소송 과정에서 미국 특허청의 무효 예비판결이 나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바 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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