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과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현지 업체에 밀리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2%를 기록해 14%를 차지한 중국 업체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2위로 내려앉은 것은 2011년 4분기 이후 2년 반 만이다. 또 시장조사회사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인도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14%를 기록해 17%를 차지한 인도 업체 마이크로맥스에 뒤졌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만 보면 삼성전자가 점유율 25%로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마이크로맥스가 19%를 기록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휴대폰 시장 규모는 세계에서 각각 1위와 2위다. 이 양대 시장에서 밀리면 세계 전체 시장에서 점유율 유지를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분기 33%대에서 올해 2분기 25%대로 떨어졌다. 주된 원인은 중국과 인도 현지 업체들의 저가 제품 공세에 삼성전자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예를 들어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신제품 '미(Mi)4'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S5'에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인도 스마트폰 가격은 더 저렴하다.
특히 중국 시장에선 마케팅 전략의 차이가 급격한 판도변화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기기 가격은 생산원가에 가까울 정도로 낮게 책정하는 대신 부대 서비스와 애플리케이션 판매 등에서 주로 수익을 올리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또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판매에 주력해 유통비용을 줄이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소통한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오프라인 판매에 치중하는 삼성전자와 차별화된 전략이다. 절감된 비용은 보다 저렴한 기기와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삼성전자가 주목해야 할 점이다.
이젠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제품 간 기능차이에 예전보다 둔감해졌다. 새로 나온 제품이 구제품과 기능상 큰 차이 없는 경우를 거듭 겪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기능 혁신이 아닌 겉치레 버전 업만으로는 중저가 제품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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