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게 붙였군."
그린 에지에서 친 공이 핀 옆에 바짝 붙었을 때, 남은 퍼팅이 틀림없이 성공하게 될 상황을 일컬어 '데드 투 더 핀(dead to the pin)'이라는 용어를 쓴다. 미국 골퍼들은 실제 필드에서 "Your ball is dead to the pin(네 공이 핀에 붙었어)", "That's a sure par(틀림없는 파다)"라고 말한다.
'dead(죽는다)'는 의미가 발전해서 '확실히', '틀림없이'라는 골프용어가 됐다. 이런 기막힌 어프로치를 선보였을 때 동반 골퍼들은 "당신은 짧은 어프로치의 달인이군요(You're a wizard at the short approach)"라고 칭찬을 해줄 것이다. '위저드(wizard)'는 '달인', 또는 '명인'이라는 의미다.
'가깝다'의 'close'를 활용해 "He hit the third shot close to the flag(그는 세 번째 샷을 핀에 붙였다)"라고 표현하는 건 오히려 "막연하게 홀 근방에 갖다 놓았다"는 뜻이다. '데드 투 더 핀'과는 차이가 있다. 공을 핀에 맞힐 경우는 '스플리트(split)'나 '히트(hit)'라는 동사를 사용해 'split the pin', 'hit the flagstick'이다. "Are you going to the split the pin(핀을 맞힐 작정인가요)?", 혹은 "I hit the flagstick(나는 핀을 맞혔다)"와 같이 쓰면 된다.
'hit'가 들어간 예문이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해 마스터스 2라운드 경기 도중 15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이 기가 막히게 날아갔지만 운 나쁘게 핀을 맞고 뒤로 튀어 연못 속으로 빠져버렸다. 영어로는 "Wood's shot on the par-5 15th hole of the second round hit the flagstick and bounced back into the water"라고 표현됐다.
공이 핀 상단부에 맞아 홀인원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반대 상황도 있다. 케니 페리의 2005년 PGA챔피언십 직후 인터뷰 내용이다. "내가 친 공이 핀 상단 깃발에 맞아 타고 내려오면서 다시 핀 왼쪽에 부딪힌 후 물속으로 사라졌다(I hit top of the flag and the flagstick combined and then it shot to the left and the ball went into the water)."
동반자의 어프로치 샷이 그린을 넘어간 경우는 "His approach shot went over the green"이다. "I overshot the green(나는 오버샷을 해 공이 그린을 넘어가 버렸다)"도 비슷한 표현이다. 어프로치 샷이 짧아 그린에 도달하지 못했다면 "My approach shot was a little short of the green(내 어프로치 샷은 짧아 그린에 다다르지 못했다)"고 사용한다. 결론적으로 "Making good approach shots is the key to scoring well(좋은 어프로치는 스코어 메이킹의 핵심)"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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