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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폭언 견디며 서울시 빛내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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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다산콜센터 상담원들 끊임없는 인위적 구조조정설 시달려…"최근 업무 축소 및 실시간 감청 등 압박감 심해"…"언제는 서울시정의 '꽃'이라더니 너무하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난 2007년 서울시가 시작한 '120 다산콜센터'의 슬로건이다. 다산콜센터는 그동안 슬로건답게 시민들에게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제공 가능한 모든 생활 관련 정보를 알려주고 민원을 접수하며, 각종 상담 서비스에 외국어 통역까지 제공해 높은 인기를 끌었다. 하루 평균 2만7000여건, 1년간 평균 800여만건의 상담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그동안 다산콜센터는 서울시 행정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자신이 시작한 다산콜센터를 가장 성공적인 시정으로 홍보했고, 박원순 현 서울시장도 소통과 시민 중심 행정을 위해 다산콜센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편 그 와중에 다산콜센터는 여성 상담사들이 일부 시민들로부터 성희롱ㆍ욕설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알고 보니 상담원들은 하루 수백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면서 낯 뜨거운 성희롱과 폭언ㆍ욕설, 엉뚱한 상담 등에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상반기 동안 22명을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한 보호 조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성희롱 전화의 경우 단 한 번만 걸더라도 별도의 경고 조치 없이 바로 경찰에 사법 조치를 의뢰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까지 실시 중이다.


그런데 다소 마음 편해지는가 싶었던 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은 최근 감당할 수 없는 '내부의 적'에 직면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인위적 구조조정설'이 끊임없이 나돌면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문제의 발단은 지난 2011년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돼 취임한 박 시장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것에서 시작됐다. 상담원들은 친절한 서비스로 서울시를 대표하는 '얼굴', '목소리'로 자리잡았지만 시민들의 '상식'과 달리 공무원이 아니었다. 상담원들은 현재 민간 위탁 업체 소속으로 시에 간접 고용돼 있는 사실상의 비정규직 신세였다.


서울시는 초기만 해도 박 시장의 공약대로 적극적이었다. 이미 서울시설관리공단ㆍSH공사 소속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규직화하는 등의 선례도 있다. 특히 서울시 안팎에선 지난해 진행된 서울시 및 산하 기관ㆍ단체의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대한 용역이 끝나는 대로 상담원들에 대한 직접 고용 방침도 확정될 것이라는 얘기가 '정설'처럼 나돌았다.


상담원들도 이에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서울시에 직접 고용될 경우 신분상 불안을 해소하고 서울시를 대표하는 친절 전도사로서 보람을 갖고 더욱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의구심'에 지난해 9월 사상 최초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지만, 서울시와 박 시장의 의지를 믿었기에 얼마 안가 업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와 신뢰는 얼마 가지 않았다. 서울시가 460여명인 상담원 전원을 직접 고용할 경우 돈이 많이 들어간다며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연말 부터는 업무를 축소해 인원을 줄일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 시작했다.


반신반의했지만, 실제 서울시가 올 상반기부터 상담원들의 업무를 대폭 축소하기 시작하면서 '인위적 구조조정설'이 확산되고 있다.


시는 지난 3월 외국어 상담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나섰다가 시민들의 민원과 상담원들의 반발에 마지못해 재개했다. 또 지난 6월부터는 시민들이 요구하는 일반 생활 정보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공하는 '생활정보' 상담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노동당 서울시당에 따르면, 시는 최근 세무서 등 기타 기관들의 업무에 대해 간단하게 안내할 수 있었던 내부 데이터 베이스가 삭제됐다. 상담원들이 민원 내용을 기관 별로 분류해 등재된 사항을 확인해 응답하는 시스템 하에서 내부 데이터 베이스 삭제는 상담원들이 응답할 수 있는 민원의 내용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내부 감시도 대폭 강화됐다. 민원 응대 서비스를 평가한다는 명목으로 상담 전화를 실시간 감청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존에도 상담 내용을 녹음한 후 사후 평가가 이뤄졌지만 최근엔 실시간으로 감청해 서비스를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상담원들은 이를 '인위적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시는 아직까지도 올해 2월 발표한 '별도 용역 시행 후 결정'이라는 방침만 되뇌고 있다. 시는 "올해 초에 완료된 용역보고서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운영방안을 담은 추가 연구를 진행 중이며 그 때까지는 가타부타의 결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노동당 서울시당 관계자는 "서울시가 전화 한 통이면 생활고를 해결해준다며 홍보하면서 오히려 민원의 범위를 줄이고 있는 셈"이라며 "이미 현장에서 상담노동자들이 느끼는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은 심각한 수준으로, 실시간 감청도 상담노동자들에게는 상당한 압박감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단순한 민원에서부터 시민들의 생활고 문제에 대한 민원까지 담당하는 120 다산콜센터 노동자들의 직접 고용문제는 비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하는 노동가치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가장 빈번하게 시민을 접하는 서울시 민원행정의 책임을 높이는 일"이라며 서울시는 그깟 연구용역에 목 맬 것이 아니라, 우선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미래의 일도 일이지만, 당장 벌어지고 있는 노동인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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