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 100례를 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은 가장 흔한 부정맥 형태인 심방세동을 치료하는 데 있어 기존의 내과적 치료에 외과적 수술을 더한 방법을 말한다.
흉강경을 통해 심장에 직접 접근하여 심장이 뛰고 있는 상태에서 부정맥을 일으키는 부위를 찾아 고주파 절제술을 시행한 뒤, 내과에서 전기생리학적으로 확인해 가능한 모든 이상 부위를 제거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2012년 2월 삼성서울병원 온영근·정동섭 교수팀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도입 성공했으며 술기가 어려운 탓에 현재도 유일하게 시행하고 있다.
온영근·정동섭 교수팀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의 장점은 기존 치료법 대비 정상 박동 유지율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점이다.
그동안 만성 심방세동 환자에게 주로 쓰였던 고주파 절제술의 경우 정상 박동 유지율이 55%~70%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법의 경우 지난 2년 반에 걸쳐 치료를 받은 환자들 중 92.5%가 정상박동을 되찾았다.
특히 기존 치료법의 경우 정상박동을 유지하더라도 와파린과 같은 약물 복용을 중단할 수 없었으나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은 혈전 발생 부위까지 원천적인 제거가 가능해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
또 최근에는 도입 당시 10mm 구멍을 뚫어야 했던 데 반해 5mm로 줄어들었고, 3mm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흉터에 따른 부담도 거의 없어졌고, 퇴원직후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해 부담이 없다.
정동섭 교수는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이 100례를 달성함에 따라 만성 심방세동 환자에 대한 보다 분명한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 부정맥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기 위해 보급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서울병원의 하이브리드 부정맥 수술이 성과를 내자 이 치료법을 개발해 보급에 앞장섰던 서구권은 물론 일본 등 세계의 관심도 커졌다.
지난 5월에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세계 최소 침습 흉부외과 학회에서 삼성서울병원의 발표를 두고 세계적인 심장 부정맥 수술의 대가인 랄프 J. 다미아노(Ralph J. Damiano) 워싱턴 대학 흉부외과 과장이 관심을 보였고, 많은 질문 공세를 받았다.
이어 지난 6월 일본 춘계 흉부외과의 초청강연에서 일본에서 부정맥 수술로 가장 유명한 의사로 꼽히는 타이지로 스에다(Taijiro Sueda) 히로시마대 교수가 하이브리드 술식에 관해 동조하며 일본에서도 빨리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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