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거 자신감’ 보였지만 “유혁기 소재 파악 못해”…6개월 사전구속영장, 기회이자 위기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유병언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21일 오후 대검찰청 기자실. 대검 차장과 형사부장, 반부패부장을 비롯한 대검 주요 간부들이 언론 앞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중간 수사상황, 특히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 사전구속영장 재청구의 경위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검찰 관계자는 ‘유병언의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종착역에 거의 다 왔다는 얘기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유병언 검거라는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그러나 검찰은 5월22일 이후 두 달에 걸친 사전구속영장을 받아 놓고도 유병언 검거에 실패했다. 21일 이례적으로 6개월에 이르는 사전구속영장을 다시 발부 받았다.
검찰의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인천지검 지휘부는 아예 퇴근을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수사에 임했다. 검찰이 지금까지 수사를 통해 내놓은 결과는 331명 입건에 139명 구속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화려한 수사결과를 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알맹이가 없다는 점이다. 핵심 인물인 유병언 전 회장을 검거하지 못했다. 검찰은 당분간 현재의 수사 인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수사관 100여명, 경찰관 2500여명의 인력을 상시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6개월의 수사기간을 벌었지만 이는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다. 유병언 검거가 다시 지연될 경우 인천지검을 비롯해 일선 검찰청이 민생을 외면하고 유병언만 쫓고 있다는 비판을 자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꼬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노력하면 곧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미국과의 수사공조가 잘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사 담당자와 국제협력단 검사가 직접 통화하면서 수사상황을 하나하나 체크할 수 있을 정도로 밀접히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미국에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유병언 차남 유혁기씨에 대한 소재 파악을 했느냐는 질문에 “유혁기 소재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유병언 검거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지만, 여전히 핵심 인물에 대한 소재 파악도 하지 못했다는 사실만 재확인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