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르노삼성자동차에 이어 한국GM 노조까지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하면서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 노사간 교섭이 삐걱거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사 역시 통상임금을 둘러싸고 의견차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어 파업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9일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최근 이틀간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재적조합원 가운데 69.3% 찬성해 쟁의안이 가결됐다.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측에 신차 프로젝트를 포함한 미래발전방안 마련해주는 한편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 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과 추가 교섭을 해나갈 것"이라며 "막판까지 협상이 결렬될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고 전했다.
이번 파업결정은 앞서 지난 4일 르노삼성 노조가 90% 이상 찬성률로 파업안을 통과시킨데 이어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두번째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4월 이후 14차례 협상을 진행해 왔다.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 노사는 현재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각 사업장별로 교섭이 진행중인 가운데 상급단체인 금속노조는 오는 22일 1차 총파업에 나서기로 일찌감치 결정한 상태다. 금속노조는 10일 조정신청을 하고 오는 14일부터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에 들어가 이후에도 교섭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 다음달에도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지난 2일 확정했다.
국내 최대 단일사업장으로 파급력이 큰 현대차 노조의 경우 여전히 사측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할지를 두고 노사간 의견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현대차를 비롯해 기아차 등 계열사 노조 21곳은 연대회의를 꾸려 통상임금 문제를 공동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회사 측은 현재 해당 사안과 관련해 소송이 진행중인 만큼 이번 임협에서 결정짓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당장 올해 교섭에서 '담판'을 짓는 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현대차 사측을 비롯해 경영계 역시 물러서지 않고 있다. 사용자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최근 "금속노조가 모든 사업장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나 이는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것이며 현재 관련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사업장의 노사관계를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다"며 비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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