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재고 부담 털고 B2B·스마트홈 등 전략 사업 본격화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김은별 기자] 갤럭시S3의 성공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해오던 삼성전자에 마침내 제동이 걸렸다. 2012년 3분기 이후 영업이익 8조원대를 넘어서 지난해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지 1년 만에 7조2000억원의 저조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폭탄' 터진 삼성전자=삼성전자가 8일 내놓은 잠정실적은 갤럭시S3가 세계시장에 출시된 2012년 3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9조5300억원 대비 2조3300억원, 직전 분기 영업이익 8조4900억원 대비 1조400억원이 증발했다.
실적 감소의 원인은 스마트폰의 부진이다. 원화강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고 갤럭시S4부터 이어진 부진은 재고 감축을 위한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켰다. 갤럭시S4의 재고 소진에 어려움을 겪으며 신제품 갤럭시S5까지 셀인(이동통신사에 판매)이 셀아웃(이동통신사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으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스마트폰이 부진하면서 시스템LSI와 디스플레이 사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그룹 내부에서 경계하던 '스마트폰 폭탄'이 마침내 터진 것이다.
2분기 중 지속된 원화강세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 1분기 1069.18원에서 1029.19원으로 3.6% 하락했다. 전년 동기 1122.8원에 비해선 무려 8.3%가 하락했다. 같은 가격에 제품을 팔아도 환차손으로 인한 손해가 큰 것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시장에서 중저가 현지 브랜드인 '샤오미'가 돌풍을 일으키고 화웨이, 레노버 등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재고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유럽 역시 2분기 스마트폰 시장 수요 약세가 지속되며 재고 부담이 가중돼 판매량 자체가 줄어들었다.
◆3분기 실적 회복 기대=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수립한 스마트폰 폭탄 대비책이 3분기에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3분기 ▲IT모바일(IM) 부문의 신제품 효과 ▲기업 간 거래(B2B)ㆍ스마트홈 사업 본격화 ▲SSD 등 메모리 응용 솔루션 사업 본격화 등의 실적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스마트폰 집중도를 분산시키고 스마트폰 사업서도 적극적인 신제품을 통해 정면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지난 1분기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이상 기류를 감지한 뒤 스마트폰 집중도를 분산시키고 다양한 카테고리의 신제품을 준비하는 등 대비해 왔다"면서 "3분기는 재고 부담을 덜고 신제품 효과와 그동안 전략적으로 투자해왔던 사업들이 성과를 내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가격대, 기능의 제품들을 선보이고 태블릿PC와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갤럭시노트 신제품을 선보이며 패블릿 시장과 함께 갤럭시탭S를 통한 태블릿PC 시장 1위 공략에 나선다.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BMW, 자전거 제조사 트랙 등과 제휴를 통해 기어2, 기어2 네오, 기어핏과 함께 안드로이드 웨어 기반의 기어 라이브를 선보이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세트 제품을 생산하는 소비자가전(CE), IT모바일(IM) 부문의 협업 강화를 통해 B2B, 스마트홈 사업도 본격화 한다. 반도체의 경우 모바일 PC용 D램에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한편, 최근 선보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생활가전 사업 역시 2분기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3분기에는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된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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