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가본 현대모비스 아산공장
모듈생산으로 품질확인만 3번
불량률, 10만분의 1 자랑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현대모비스 아산공장에 들어서면 생산라인에 있는 작업자들이 연신 바코드를 확인하는 광경이 눈에 띈다.
이 공장은 신형 LF쏘나타와 기존 YF쏘나타, 그랜저의 모듈을 모두 한 라인에서 만드는 혼류생산방식을 적용했기에 자칫 한눈을 팔면 헷갈릴 법도 하지만 작업 전이나 도중에 일일이 리더기로 바코드를 읽어 잘못할 가능성을 없앴다고 한다.
옆쪽 라인에서는 정밀센서가 달린 카메라가 모듈을 잠깐 세워두고 조립부위를 일일이 촬영한다. 바로 옆 모니터에는 막 찍힌 사진과 함께 제 부품이 들어갔는지, 어느 정도 강도로 조여졌는지 수치가 나온다. 적정범위를 벗어나면 'NG'라는 경고문구와 잘못된 부위가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이를 지켜보던 작업자는 다시 육안으로 살펴보고 손본 후 옆 라인으로 옮긴다.
이영기 현대모비스 경인모듈생산실장은 “기존의 차량제작공정은 완성차라인에서 운전석과 시트, 섀시 등 부품을 일일이 조립해야 했고 불편한 자세 때문에 생산효율이 낮았다”면서 “모듈방식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단위별로 철저히 품질을 관리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모듈이란 하나의 완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을 반제품 형태의 덩어리로 제작한 것으로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1999년 완성차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섀시모듈에는 서스펜션 등 57개 부품이, 운전석과 프런트엔드모듈에는 각각 44개, 28개 부품이 들어간다.
올해로 도입 16년, 3대 핵심모듈을 1억세트 이상 만들면서 현대모비스는 주 납품처인 현대기아차의 품질발전에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완성차 조립 전에 이미 모듈단계에서 2~3중으로 품질을 체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덕분에 불량가능성을 사전에 막기 때문이다. 회사에 따르면 아산모듈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차량 기준으로 30만대 정도인데 불량건수는 10만대당 1, 2건에 불과하다.
이 실장은 “각 품질시스템에 축적된 생산이력을 최소 23년간 통합적으로 보관하며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제품기획단계부터 설계·양산 나아가 사후품질까지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완성차업체로 부상한 일본 도요타자동차 역시 현대기아차와 비슷한 방식인 JIT(Just In Time)라는 방식을 쓴다. 특정부품이 필요할 때 필요한 양만큼만을 가져다 쓴다는 뜻이다. 현대모비스 아산공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직서열생산시스템(JIS·Just In Sequence)을 도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완성차와 동시에 순서대로 모듈을 생산해 필요시점에 즉각 공급하는 시스템”이라며 “완성차 생산라인의 재고관리와 효율성을 한결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인근 12㎞ 떨어진 현대차 아산공장까지 제 시간에 납품하기 위해 분단위로 시간을 쪼개 생산라인이 돌아간다. 이 실장은 “현대차와 모비스, 협력업체 모두 재고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산(충남)=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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