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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열 식혀! 스트레스 받으면 큰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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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의대 연구팀, 스트레스 조절하는 특정 단백질 수용체 발견

[과학을 읽다]"열 식혀! 스트레스 받으면 큰일 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의 경우 혈관에 '지방질 플라그'가 가득차 혈관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사이언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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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만성 스트레스는 만병의 원인이다. 사람들은 그래서 말한다.

"천천히, 열 식혀. 진정해! 그렇지 않으면 심근경색이 올 수도 있어."


21세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를 '스트레스 사회'로 부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일 때문에, 돈 때문에, 혹은 인간관계 때문에 빚어지는 스트레스는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문제는 스트레스의 경우 직접 상처를 입는 것처럼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눈에 보이는 상처보다 더 큰 심각성이 바로 이 스트레스 안에 똬리를 틀고 있다.

사이언스지는 22일(현지시간) '스트레스가 당신의 동맥을 고장 나게 한다(How stress can clog your arteries)'는 기사를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연구자들이 스트레스가 어떻게 심장혈관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새로운 결과를 내놓았다. 이번 연구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 예컨대 자연재해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아주 긴 시간 일을 하는 사람들의 혈액을 살펴봤다. 이들의 혈액에는 죽상경화증(혈관벽 내부에 콜레스테롤 등이 쌓여 끈적끈적해 지면서 혈관이 좁아지는 전신성 질환) 등 심장질환의 위험이 높았다. 특히 이들의 혈관은 지방질 플라그((Plaque, 끈적끈적한 플라그)로 가득 차 있었다.


게다가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높아진 지방질 플라그는 혈관 벽에 염증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을 막아 피의 흐름을 막아버리는 셈이다.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은 사람들은 단핵백혈구와 호중구(백혈구 중에서 가장 많은 종류로 과립이 중성의 색소에 잘 물드는 종류의 것) 수치가 높았다. 이런 상태의 지방질 플라그가 혈관을 막아 뇌졸중이나 심장경색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물학자인 하버드의대의 마티아스 나렌도프(Matthias Nahrendorf)는 생쥐를 통해 실험을 진행했다. 나렌도프 교수는 6주 동안 생쥐에 대해 스트레스를 강하게 줬다. 생쥐 우리를 흔들거나 갑자기 어둡게 했다가 밝게 했다가를 반복하는 등 스트레스를 준 것이다.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은 쥐와 정상 쥐를 비교해 봤더니 스트레스를 받은 쥐의 혈액에는 호중구와 단핵백혈구 수치가 아주 높았다. 이 실험에서 나렌도프 박사는 β3로 불리는 단백질 수용체를 발견했다. 생쥐의 실험에서 β3 수용체를 막았더니 수치가 아주 높았던 단핵백혈구와 호중구의 수치가 많이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β3를 어떻게 조절하는 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β3를 적절하게 조절하는 약이 개발된다면 스트레스로 인한 뇌졸중과 심근경색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네이처메디신(Nature Medicine)에 실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조절하는데 있어 β3 수용체의 약할이 크다는 것을 규명했다"며 "임상실험을 거쳐 이를 조절하는 신약이 개발된다면 심장질환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연구결과에 대해 동맥경화증 전문의인 콜롬비아대학의 알란 톨( Alan Tall) 박사는 "만성 스트레스가 뇌졸중이나 심장질환 위험을 어떻게 키우는지에 대한 조사여서 관심을 모은다"고 평가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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