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조은임 기자] 한국과 브라질, 두 나라의 여성 대통령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대통령의 딸과 이민자의 자녀라는 주류와 비주류의 대척점에 서 있는 환경이었지만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시련의 크기는 비슷했다.
2012년 12월 19일,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라는 역사를 쓴 박근혜 대통령은 1979년 이후 33년만에 청와대에 다시 입성했다. 1952년 2월 대구에서 태어난 그는 아홉살이 되던 1951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군사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으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됐다.
대학생활을 마친후 197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으나 그해 8월15일 모친인 육영수 여사가 총탄에 맞아 숨지자 6개월 만에 급거 귀국, 22세의 젊은 나이에 '퍼스트레이디 대행'으로 분주한 삶을 살게 된다. 5년 뒤 1979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만 15년 간의 청와대 생활을 마감했다. 이후 18년간 정치에 몸담지 않고 살다가 1997년 한나라당에 입당하면서 본격적인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그가 정치계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은 2004년 3월 당 대표를 맡으면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으로 위기에 처했던 4.15 총선에서 선전한데 이어 2년 3개월 당 대표를 지내는 동안 국회의원 재보선과 지방선거 모두 여당에 완승을 거두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2011년 1월1일 브라질의 제40대 대통령에 취임한 지우마 호세프(Dilma Rousseff)는 자수성가형에 가깝다. 이민자의 자녀로 태어나 반정부 게릴라 단체에서 활동했고 두차례 이혼 등 이력이 있다. 이는 대선 승리의 발목을 잡는 요소였지만 지지율이 80%에 달했던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전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지 덕분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집권 직후 강력한 추진력으로 부정 혐의를 받고 있는 장관들은 과감하게 경질하고 유죄판결을 받은 정치인은 선거에 입후보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부정부패 척결에 앞장서면서 순항했다. 하지만 빈부격차와 취약한 인프라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현재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한 상태다. 월드컵 유치에 과도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중산층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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