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혁신, 공유, 스마트폰. 최근 지구촌에서 기존의 틀을 파괴하는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에 흐르는 코드다.
우버(택시), 에어비엔비(숙박), 에어리오(방송), 비트코인(화폐) 등은 이를 바탕으로 이제 벤처라는 틀을 넘어 사회적 현상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늦은 시간, 외진 곳에서 택시 잡기의 어려움도 스마트폰과 우버만 있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갑작스럽게 해외 출장을 갈 경우에도 숙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누군가 에어비엔비에 빈방을 내놓았을 것이고 이를 클릭하면 목적지가 지구촌 반대편이라도 걱정 없다.
방송 전파를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끌어들여 오랜 기간 특권을 누려온 '골리앗' 지상파 방송의 근간을 송두리 채 흔들고 있는 게 '다윗' 격인 에어리오다. 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것이라는 오랜 통념을 무너뜨린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급부상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을 긴장시켰을 정도다.
혁신을 통해 고착됐던 각종 서비스가 21세기 시대에 걸맞게 재탄생하자 소비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서비스에 돈이 빠질 수 없다. 월스트리트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검색 제왕 구글은 우버에게 각각 35억달러를 투자했다. 우버는 최근 증자를 하면서 기업가치가 18조원 이상으로 치솟았다. 10개월 전에 비해 5배가 뛰었다. 에어비앤비의 기업가치도 어느덧 11조원을 넘어섰다.
반대로 새로운 혁신 서비스의 등장에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기존 분야의 종사자들은 밥그릇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우려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어느 나라에서나 기득권을 인정받던 택시 업계는 우버에 대한 불만이 행동으로 표출되고 있다. 최근 유럽에서 우버에 반대하는 택시기사들이 연이어 파업에 나섰다. 다수의 해외언론들도 기존 질서와 혁신의 충돌에 주목해 많은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에어비앤비도 숙박업 규제 논란에 발목잡혀 있다. 에어리오는 이미 지상파 방송사들과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또 어떠한가. 연일 터져 나온 규제이슈에 가치는 폭락했다.
혁신과 공유형 서비스 등장에 대한 불만은 기존 기득권에 그치지 않는다. 규제라는 틀을 앞세워 질서의 틀을 유지해오던 각국 정부들도 사회적 갈등이 확산되면서 난처한 입장일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세기말 인터넷이 보급되며 벌어졌던 인터넷 혁명과도 유사하다. 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확산되며 금융, 언론, 유통 분야에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이뤄졌다. 당시에도 기득권을 가진 이들은 변화에 소극적이었다.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결과는 어떠한가. 새로운 추세로 발 빠르게 옮겨간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은 위너와 루저로 나뉘고 있다.
변화를 무조건 거부하기 보다는 최근 변화의 기초가 되고 있는 스마트폰에 기반한 모바일 서비스에 특화된 아이디어를 도입하지 않는다면 대기업은 물론 자영업자 또한 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우버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파업소식이 오히려 우버 홍보만 해주는 역효과를 낳았다는 소식도 반대보다는 미래를 내다보는 '트랜스폼'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런 면에서 100년 기업 IBM이 여러 도전자들의 부상과 시류가 급변하는 IT분야에서 꾸준히 강자로 남는 이유를 주목해 볼만하다. 한때 천공기를 만들다 초대형 컴퓨터에 집착했던 이 회사는 컨설팅 서비스를 키우다 이제는 클라우드 서비스로 미래를 그리고 있다. 경쟁사들의 몰락 속에서도 건재한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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