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존슨앤존슨 등 미국 정보통신(IT)·제약업계 선두기업들이 지난 8년간 역외 현금 축적으로 평균 25%의 세금 감면 효과를 누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미 IT·제약업계 14개 기업이 미국 밖에 쌓아둔 현금이 5000억달러에 이르고, 기업들이 지난해 납부한 세금이 평균 10%의 세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8년간 기업들이 미국 밖에 쌓아둔 현금 규모를 늘리면서 세금 감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애플, MS, 구글의 전체 현금축적액 가운데 역외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88%, 91%, 58%다. 화이자, 머크,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도 역외 현금 비중이 각각 80%, 85%, 75%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에대해 세금 전문가인 마틴 설리반은 "이들 업체가 세금이 높은 국가에서 아일랜드, 싱가포르, 버뮤다 등 세금이 낮은 국가로 소득을 옮기고 있다는 구체적 증거"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을 본국으로 가져오지 않는 것은 본국 송환 시 막대한 세금을 내야 하는 이유 때문이다. 미국의 법인세율은 35%로 영국(24%) 싱가포르(17%) 아일랜드(12.5%) 등 다른 국가들에 비해 현저히 높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회사들이 세금 납부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해외에 쌓아둔 현금만 9470억달러에 이른다.
다국적기업의 조세회피 관행은 최근 국제사회의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11일 애플, 스타벅스, 피아트의 조세 관행을 공식 조사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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