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국내 증권사들이 사모펀드(PEF) 운용 전문회사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PEF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말 정부가 육성책을 발표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 차원에서 PEF 운용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사시키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나선 것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PEF는 총 237개사로 전년보다 11개사가 늘었다. 2007년 44개사였던 것을 감안할 때 7년 만에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PEF시장이 확대되면서 브로커리지 기반의 수익구조로 어려움을 겪던 증권사들도 적극 뛰어들기 시작했다.
PEF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의 PE 사업 분사는 전문성을 높이고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게 가장 큰 목적"이라며 "PEF에 자금을 투자하는 연기금 등 주요 투자가들도 독립계를 더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대신증권이다. 대신증권은 자본금 100억원을 들여 이미 법인등기를 마친 상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펀드 이관작업을 마친 후 본격적인 영업준비가 되면 분사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자체 PE에 대해 분사를 고민중이다. 하나대투증권 관계자는 "PE 업무 특성상 글로벌 사모펀드랑 경쟁하기 위해서라면 경영상 독립성과 업무 특성상 분사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앞서 KTB투자증권은 2012년 초 PE 운용본부를 KTB PE로 분사시켜 KTB 금융그룹내 별도의 법인으로 운용하고 있다.
증권사 외에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산하조직에 속한 미래에셋 PE와 은행내 사업부로 되어 있는 농협, 기업은행의 PE 부문 등도 향후 분사 대상에 자주 거론되고 있다. PEF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금융업 부가가치 확대를 위해 사모펀드 육성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제도 개편 등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을 내놓은 상태여서 PE 부문을 분사시켜 신사업으로 키우기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PEF시장 전망은 장밋빛이다. 국내 연기금 규모가 급속히 늘어나는 동시에 PEF 투자 등 대체투자 비중을 늘린다는 점도 자금 공급 측면에서 PEF 시장의 대형화를 예고하고 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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