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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대북제재 얼마나 강력했길래 북이 납북자 재조사 허용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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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일본과 북한이 29일 일본인 납치문제에 대한 재조사를 이유로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 일부를 완화키로 전격 합의했다. 일본 정부가 북한에 납치됐다고 밝힌 피해자는 17명이다. 이들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한다고 일본은 그간 북한을 옥죈 '강력한' 대북 제재를 풀어주기로 한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납치자는 없으며 귀순자가 있을 뿐이라고 강변해왔다. 그런 북한이 아베 신조 총리가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납북 피해자를 전면 재조사하기로 해준 것은 일본의 독자 대북 제재가 그만큼 북한의 숨통을 죄었다는 뜻이 된다. 돈과 물자가 들어오지 못하게 틀어막은 일본의 독자 제재는 대단히 강력했던 것이다.

◆日 5개 분야 제재로 북 숨통 죄었다=일본은 북한의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이유로 2006년 7월부터 독자적인 대북제재 조치를 취해왔다.


일본의 독자 제재는 ▲ 교역 ▲ 금융 ▲ 교통(선박ㆍ항공) ▲ 인적 교류 ▲ 화물검사 등 크게 5개 분야다. 이 중 가장 강력한 규제는 교역 분야다. 즉 북한산 물품의 수입 금지와 일본 물품의 수출금지 규정이다.

북한산 물품 수입 금지는 2006년10월부터 지금까지 근 8년째 이어지고 있고 일본 물품의 대북 수출금지도 2009년6월부터 만 5년째 이어지고 있다. 전자는 북한의 수출을 통한 자금조달 통로를 막고 후자는 일본의 첨단 제품 수입을 막아 북한의 경제재건과 발전에 차질을 초래한다.


그 다음에는 북일간 인적ㆍ물적 교류의 핵심 역할을 해온 북한 만경봉호의 입항을 금지한 것도 북한에 타격을 준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만경봉호는 사람과 물자는 물론, 사람들이 가진 자금의 북한 유입 통로였다.


이 두 부분은 이번 북일 합의에서도 해제대상에서 빠졌다.


◆송금규제 풀린다지만 효과는 미지수=일본은 대북 송금액이나 방북시 현금반출액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금융 제재는 2009년 4월 신설됐다. 대북 송금액 신고의무 상한을 당초 3000만원에서 1000만엔으로 낮췄다. 그만큼 북한으로 보내는 금액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 규제는 2010년 10월 강화됐다. 송금액 신고의무 상한은 1000만원에서 다시 300만엔으로 크게 낮아졌다.


방북시 현금 반출 상한 규제도 있다. 2009년 4월 100만엔에서 30만엔으로 인하됐다가 다시 2010년 7월에 30만엔에서 10만엔으로 더 낮아졌다.


두 규제는 송금액도 줄이고 북한을 방문할 때 가져갈 수 있는 돈의 액수도 줄여 북한으로 일본 엔화가 유입되는 것을 차단했다. 북한 사람은 물론, 고위 엘리트조차 '엔 가뭄'의 고통을 맛보도록 한 규제조치였다.


이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했으니 북한이 혹하지 않을 리 없다. 문제는 일본이 금융제재의 내용을 2009년 수준으로 환원할 지, 그 이전 수준으로 돌리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본은 북한이 납북 피해자 재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고 재조사에 착수하는 것 등을 봐가면서 완화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송금규제를 풀어봐도 북한이 손에 쥘 돈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돈줄이었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세력이 과거보다 약해졌고 더욱이 파친코로 돈을 번 조총련 부자들도 일본 당국의 세무조사 등으로 타격을 입어 규제를 풀어도 송금·반출 규모가 크게 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때 47만명 수준이었던 조총련 현재 9만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우리나라 국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이런 사정을 훤히 꿰뚫어보고 이런 제안을 내놓았을 지도 모를 일이다.


◆교통·인적교류·화물검사 규제는 그대로=일본은 다섯 가지 독자제재 중 2가지만 완화하겠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에 따라 교통과 인적교류, 화물검사 규제는 일본이 특별히 밝히지 않는 이상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은 2006년 10월부터 모든 북한 국적자의 일본 입국을 원칙으로 금지하는 등 인적 규제를 해왔다. 아울러 지난해 2월부터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직을 겸직하고 있는 허종만 조총련 의장 등 조총련 관계자 4명에 더해 조총련 부의장 5명의 방북 후 일본 재입국을 불허하고 일본으로부터 북한 입국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또 일본은 2006년10월부터 모든 북한 선박의 일본 입항을 금지했으며 이보다 3개월 앞서 일북간 전세 항공편 운항도 불허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9일 기자회견에서 "인도적 목적의 북한 국적 선박의 일본 입항 금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따라서 상업용 선박의 일본 입항은 여전히 금지된다. 따라서 만경봉호는 여전히 일본항에 입항하지 못한다.


아울러 화물검사도 계속 실시한다. 일본은 2010년7월부터 특정화물을 적재한 북한 선박과 화물에 대한 검색, 사료채취 등의 조치를 해왔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구체적인 대북제재 해제 내용과 효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30일 "일본의 독자 대북제재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일본이 최종적으로 해제 의사를 표명했다고 하지만 상당히 여운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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