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SK건설 주택영업관리팀 부장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수직증축 리모델링에 주목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월25일부터 아파트 주택수를 최대 15%까지 늘려지을 수 있도록 허용됨에 따라 수직증축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전국의 공동주택 885만가구 중 15년이 지나 수직증축 대상이 된 주택만 356만가구에 달한다. 건설사들도 저마다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일감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건설사 관계자가 보는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은 과연 어떤 것일까. 지난 2007년부터 SK건설에서 리모델링 영업을 담당해온 백승주 주택영업관리팀 부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상에 지친 몸을 의탁해야 할 공간인 주택이 15년 이상 됐을 경우, 사방에서는 이상 신호를 보내게 된다. 화장실과 주방공간, 창문틀, 벽, 마루, 방문 등 집안 곳곳에서는 성능이 떨어지는가 하면 때가 끼고 보기에도 구질구질해진다. 집안이 불편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이 리모델링이라는 것이다.
백 부장은 "리모델링이 재건축ㆍ재개발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완전히 걷어내고 새 집을 짓는 것이 깔끔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리모델링은 골조를 그대로 둔 채 덧댄 골조로 면적을 넓히고 안팎의 설비를 모두 교체하는 것이어서 다소 기형적인 모습을 띠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리모델링을 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10년 이상은 그 불편함을 그대로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안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리모델링은 답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공사로서는 리모델링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날 경우 훌륭한 일감을 확보할 기회가 된다. 백 부장은 "공동주택이 전체 주택의 73%에 달할 정도로 많은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1980년대 후반 1기신도시로 200만채를 공급하는 등 대규모 공급이 이뤄져 한꺼번에 늙어가고 있는 상태에서 재건축과 함께 리모델링도 사업의 한 유형으로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에는 200만가구가 준공 30년을 넘어서게 된다. 공동주택의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된 이상 사업을 추진하려는 수요는 만들어지게 돼 있다는 점을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사는 이런 시장을 선점하고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할일이라는게 백 부장의 설명이다.
백 부장은 "지난해 일본의 도급순위 1~10위권 건설사들의 포트폴리오를 보면 신축이 35%, 유지관리가 60%, 기타 5%"라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앞으로 유지관리분야의 하나인 수직증축 리모델링 시장이 확대될 수밖에 없고 시공사는 이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말로 볼 수 있다. 구조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며 시장이 더 커지고 이런 과정에서 건설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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