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하늘길 날 선 공방전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황금 노선으로 꼽히는 중국 하늘길을 놓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5개 저비용항공사(LCC)가 날 선 공방전을 펴고 있다.
한·중 항공협정에 따라 지난 13일 주 90회에 달하는 운수권 신청이 최종 마감된 이후부터다.
운수권 배분에 따라 항공사의 운명이 갈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이징ㆍ광저우 노선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베이징 노선과 광저우 노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베이징 노선의 경우 주 3회 운수권이 추가 배분되며 광저우 노선은 주 7회 운수권이 배정된다.
두 도시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도시라는 점에서 양대 항공사는 수익 확보를 위해 운수권 확보가 필수 과제인 상황이다.
두 노선에서는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취항은 제한된다.
중국 정부 측이 자국 항공사 보호차원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에는 취항을 금지시킨 것.
항공회담 지정항공사 선정 기준에 따르면 주 29회 이상 운수권이 배분된 노선의 경우 4개 항공사까지 지정이 가능하다.
◆허페이ㆍ석가장ㆍ난닝 노선 = 이에 따라 저비용항공사들은 허페이(合肥, 합비)와 석가장(石家庄, 스좌장), 난닝(南寧, 남령) 등 3개 노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허페이는 안휘성의 성도로 정치, 경제, 교육, 금융의 중심지다. 인구 757만명이 거주한 도시로, 주 5회의 운수권이 주어졌다.
저비용항공사들이 꾸준히 부정기편을 통해 알린 석가장은 이번에 주 2회 운수권이 배분된다. 석가장은 허베이성의 성도로 화북지역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1016만명 거주)다.
중국 서남 지역과 동남아 국가간 경제교역 중심지인 난닝(주 2회)도 저비용항공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노선이다.
이들 3개 노선은 한국을 중간기지로 한 3국 간 수송의 자유가 있는 노선(Behind Right)이다.
베이징과 광저우와 마찬가지로 향후 증편의 기회를 얻기 위해서는 일단 노선 개설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 이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까지 입맛을 다시고 있는 노선이다.
◆운수권 배분 놓고 항공사간 첨예한 대립 = 항공교통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이달말 발표될 운수권 배분을 놓고 항공사간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우선 항공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의 안전운항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착륙사고와 최근 엔진 이상 경고를 무시한 채 사이판행을 강행한 사례를 들어 아시아나항공을 경쟁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 1997년 괌 사고 이후 운수권 배분에서 배제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경쟁 회사에서 운수권 배분을 받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항공기 사고 조사 발표 이후 운수권 배분 제외 등 제재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측은 "통상 사고조사 발표 이후 운수권 배분 배제 등 제재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 샌프란시스코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으며, 또 항공사 귀책 여부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노른자 노선에서 배제된 저비용항공사들은 "LCC산업 성장과 국민 편익 증대를 위해 이번 운수권 배분이 저비용항공사에 우선적으로 배정돼야 한다"며 항공당국을 압박하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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