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비디오 게임기 '엑스박스 원'의 기본 구성품에서 동작 인식 카메라 '키넥트'를 제외하고 판매가격을 20% 가량 인하한 399.99 달러(41만원)에 판매키로 했다.
경쟁사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PS4)에 비해 판매실적이 현격히 뒤지고 점유율 격차가 점점 커지자 시장 확대를 위한 고육책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3일(현지시간) MS는 다음 달 9일부터 엑스박스 원이 판매되는 전세계 모든 시장에서 이런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MS는 이와 동시에 키넥트가 빠진 399.99 달러짜리 엑스박스 원 기본 세트에 대한 예약 주문을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받기 시작했다.
MS의 엑스박스 부문장 필 스펜서는 "이는 소매점에서 고객들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엑스박스 원과 키넥트를 함께 사용해야 "가장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는 하지만, 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하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있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엑스박스 원용 키넥트의 별도 판매 가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전 모델인 엑스박스 360용 키넥트의 가격은 99.99 달러(10만2000원)다.
MS는 또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회원으로 가입해야만 엑스박스 360이나 엑스박스 원으로 타사 스트리밍 서비스를 볼 수 있도록 했던 정책을 폐지했다. 경쟁 제품인 PS4 등은 애초에 이런 정책을 도입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엑스박스 사용자들은 MS에 별도 연회비 60달러(6만1000원)를 내지 않더라도 넷플릭스, 훌루 플러스, 유튜브, HBO 고 등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MS는 이번 조치를 통해 엑스박스 원의 기본 가격과 유지 비용을 PS4와 같은 수준으로 맞췄다. 일단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엑스박스 원이 PS4와의 경쟁에서 밀린 가장 큰 이유는 키넥트를 포함한 엑스박스 원의 가격이 100 달러(미국 기준) 높았다는 점이다.
다만 게임 사용자들이나 개발 업체의 관심이 이미 PS4로 쏠렸기 때문에 MS의 이번 조치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엑스박스 원의 전세계 누적 출하량은 지난달에 500만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PS4에 비해 200만대 이상 뒤지는 것이다. 또 최근 몇 달 사이에 판매량 격차가 더 벌어지는 추세였다.
또 엑스박스 원이 내세우는 '올 인 원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의 장점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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