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에만 쏠린 대책과 관심 괜찮을까…일반인 피해자 외면, 사실상 방치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엄마·아빠 불쌍하다고, 우리 돈 없으니 대학 안 간다고, 그런 우리 아들 어떻게 해….”
세월호 침몰 과정에서 세상을 떠난 방모씨에 대한 영결식이 1일 진행됐다. 방씨는 아르바이트를 위해 세월호에 승선했으며, 불꽃놀이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떠나 보낸 어머니는 “우리 착한 아들이 돈이 없다고 대학도 안 가고 군대에 가려고 했다”면서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
세월호에 승선한 이들 중에는 방씨처럼 일반인 희생자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단원고 학생들에게 집중되면서 일반인 피해자들은 사실상 외면을 받고 있다.
일반인 피해자 중에는 안타까운 사연의 주인공들도 있다. 올해 8살인 조모군은 세월호에서 엄마를 잃었다. 형도 잃었다. 아버지도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그렇게 홀로 남겨졌다. 생명을 건졌지만 미래를 함께 할 소중한 가족을 잃었다.
제주여행의 꿈을 키웠던 재중동포 부부는 세월호를 타고 가다 함께 사고를 당했다. 생존자 명단에 부부의 이름은 없었다.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듣고 마음의 위로를 건네는 이들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관심은 단원고 학생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단원고 학생 등은 심리치료 등 다양한 정책적인 대책이 마련돼 있지만, 일반인의 경우 어렵게 생명을 건진 이들도 사실상 방치 상태와 다름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전히 악몽 속에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2014년 4월16일 이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불가능한 상상이다. 하지만 절실하게 그것을 바라는 이들이 있다. 4월16일 그날, 세월호를 타고 가다 진도 앞바다에서 참혹한 현실에 마주쳤던 이들과 그 가족들이다.
참혹한 현실은 트라우마로 이어졌다. 지금도 진도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서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은 물론 세상을 떠난 피해자의 장례를 치렀던 가족, 구사일생으로 생명을 구한 이들에 이르기까지 트라우마는 그들의 삶을 억누르고 있다.
일반인 피해자 가족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무관심과 소외 때문이다. 슬픔을 나누며 누군가의 위로를 받고,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가며 조금씩 상처를 달래야 하지만 그들은 관심의 우선순위에서 배제된 상태다.
“우리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달라.”
어느 일반인 피해자 가족은 언론에 이렇게 얘기했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소중한데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도 소외된 이들이 있다는 얘기다.
소외된 이들 속에서 더 소외된 이들의 눈물은 더 아프지 않을까.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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