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한국철도공사가 KTX 등 철도 요금 가운데 부가운임을 50%에서 100%로 올린다.
29일 철도공사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다음달 1일부터 현재 기준운임의 0.5배인 부가운임을 1배로 인상하기로 하고, 이 같은 내용을 지난 14일 승무원 서비스 사업을 위탁한 '코레일관광개발'에 공식 통보했다.
지금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KTX를 이용할 경우 승차권(일반실, 5만3700원)을 구매해야 하는데 시간상 승차권을 구매하지 못했거나 승차권을 잃어버린 상태로 기차에 타면 기준요금 5만3700원에 더해 기준요금의 50%인 2만6850원의 부가운임을 지불해야 한다. 이 부가운임을 100%(5만3700원)로 인상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속버스가 출발 1~2분 전까지 표를 구매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기차역에서는 출발 5분전부터는 발권기 등을 통한 구매가 차단된다. 때문에 부득이하게 승차권없이 기차에 오르는 승객이 적지 않다. 이경우 승무원에게 '사전신고'를 통해 승차권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들의 부담이 두배로 커지는 셈이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재량에 의해 유동적으로 적용되던 부가운임을 내부 매뉴얼을 통해 '조정'한 것"이라면서 "부가운임을 투명화하고, 일원화하는 것 일 뿐, '인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철도법이나 여객운송약관에 따르면 기준운임에 10배이내로 부과하도록 돼있어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부가운임 '조정'으로 일부 승객들의 부담은 늘어나고, 철도공사는 이익의 폭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철도공사가 부가운임을 인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철도공사는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에서 부채감축 중점관리 대상 기관이다. 철도 요금 인상을 통한 방안이 부채 해결에 가장 빠른 방법이지만 정부에 제동이 걸렸다. 때문에 부가운임 인상을 카드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요금 인상이 아닌 탓에 공식적인 비난을 피할 수 있고, 법·약관의 범위도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뒷탈도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철도공사는 지난 2012년 9월 할인제도 개편을 통해서 요금인상 없이 승객들의 부담을 늘리고 이익을 확대한 바 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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