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변경·번호이동·신규가입 시
4만원대 요금제 이상 쓰면 2년 약정 안 지켜도 부담 없이 새 기기로 바꿔
'2배 빠른 기변'은 3.5만명 기록
그보다 대상 폭 넓은 '스폰지 정책' 파급력 클 듯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KT가 2년 약정 개념을 무너뜨린 새 기기변경 제도인 일명 '스펀지 플랜'을 발표하면서 오는 27일부터 영업을 재개하는 KT가 가입자들을 새로 유치하는 데 얼마나 파급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스펀지 플랜은 KT에 가입자가 2년 약정기한 내 기본 요금을 70만원 이상 내는 시점에 새 휴대폰으로 기기변경을 하면 남은 약정기간 동안 내야 할 기존 휴대폰 할부금과 위약금을 면제해준다. 기존 KT고객은 새로 기기변경을 해야 1년 후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으며 타사에서 번호이동한 고객이나 신규가입자 역시 1년 동안 KT 가입을 유지해야 적용받는다.
예를 들어 '완전무한 77'요금제'를 쓰면 기본료가 12개월 안에 70만원이 넘는다. 7만7000원짜리 요금에서 약정할인(1만8000원) 금액을 빼면 한 달에 5만 9000원의 기본료를 KT에 내는데 1년간 쌓이면 70만8000원이 된다.
이 정책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들에게만 해당된다. LTE 요금제 중 4만원대 요금제 이상 고객들은 모두 24개월 약정을 채우지 않아도 기기변경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모두다올레 45 요금제의 경우 21개월, 모두다올레 55는 18개월, 모두다올레 67요금제는 18개월만 쓰면 휴대폰을 바꿀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KT가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한 '2배 빠른 기변' 정책을 이용한 고객은 지금까지 3만5000명이다. 2배 빠른 기변은 갤럭시S4 등 특정 모델 구매자들만 쓸 수 있었다.
KT 관계자는 "스펀지 플랜은 KT가 판매하는 모든 LTE 스마트폰 구매자들에게 다 적용돼 훨씬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며 "KT 충성 고객 전략이기도 하지만 경쟁사 가입자들도 스펀지 플랜에 관심을 가지고 KT로 많이 넘어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3월13일부터 영업정지가 시작돼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13만7000여명의 가입자를 빼앗겼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3월 무선통신 가입자 통계를 보면 KT의 시장 점유율은 2월에 비해 0.18%포인트 떨어진 29.86%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는 1647만3385명으로 전월 대비 5만3000명가량 감소했다.
KT가 스펀지 플랜으로 4월27일~5월19일에 이어지는 단독 영업기간 동안 얼마나 가입자를 회복할 수 있느냐가 다시 시장점유율 30%대에 진입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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