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 틈새투자법 ⑦ 분양형호텔
고수익률 보장기간 보통 1년…투숙객 유치능력 뛰어난 위탁업체 선정 필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지난해 말부터 강남역 근처에 대거 자리잡은 견본주택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오피스텔 대신 '분양형 호텔'을 홍보하기 위한 견본주택이 자리를 잡았다. 내부에는 제주도 사업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모니터가 마련돼 있다. 주로 50대 이상의 장년층이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분양형호텔에 관심을 보인다. 40대도 종종 눈에 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를 보유하고 있던 분들 중 갈아타는 수요가 많다. 은행 금리, 오피스텔이나 상가 수익률이 낮다보니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수요자들이 몰린다." 제주 리젠트마린을 분양하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형 호텔이 수익형 부동산의 한 축으로 떠올랐다. 분양형 호텔은 숙박업이 가능한 주거형 오피스텔이다. 2012년 1월 공중위생법이 개정돼 업무시설인 오피스텔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숙박업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드 레지던스와 유사한 형태로, 수익형 부동산처럼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분양형 호텔'이다.
상가나 오피스텔처럼 임차인을 직접 상대할 필요가 없고 전체 운영수익을 나누는 구조여서 공실 부담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업체들이 내세우는 최대 11%라는 확정 수익률이 언제까지 보장받을 수 있느냐다. 시행사가 수분양자를 모아 호텔을 지으면 호텔 운영은 전문운영회사가 맡아 수익을 나누는 구조다.
1억원 중반~2억원 후반대로 분양되는데 수익률이 오피스텔이나 상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8% 안팎이다. 다만 시행사가 보장하는 고수익률을 보장 받는 기간은 보통 1~2년이다. 그 이후부터는 분양자 협의회와 운영회사가 객실 가동률을 감안해 수익률이 정해진다. 객실가동률이 높아야 수익이 높아지므로 운영주체의 노하우가 절대적이다. 분양형호텔들은 유명 PM에게 운영 자문을 받거나 중국 여행사, 렌트카 업체, 제주도내 관광지 등과 MOU를 체결해 관광객들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따라서 투숙객 유치능력이 뛰어난 위탁업체 선정이 필수적이다. 운영 경력이 10년 이상인 업체인 경우에 투자하기에 안정적이다. 박상언 유앤알컨설팅 대표는 "분양 이후 매출액의 상당부분이 유명 위탁업체에 브랜드 사용료로 지급되고 있어서 무명 중소형 업체로 슬그머니 바뀔 수도 있다"며 "객실 가동률이나 운영 수익을 높일 경영 계획이 잡힌 호텔이 믿을만하다"고 설명했다.
1실당 2명씩 등기해야 하는 펜션이나 콘도와 달리 1인당 개별 등기가 가능하다. 팔 때는 인근 부동산이나 운영사를 통해서 매각할 수 있고 분양권도 거래를 할 수 있다. 개별등기라고 해도 지분등기 방식일 경우엔 주의해야 한다. 지분등기는 등기부에 구체적인 호수가 없고 '1000분의 3'처럼 지분만 표시되는데, 향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박상언 대표는 "일부 투자자 지분이 경매로 넘어갈 때는 문제가 될 수 있고 계약자가 추후 매각을하려 해도 쉽지 않고 물론 은행권 대출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어 수익률이 단기간에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우려되는 대목은 공급 과잉이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연 11%라는 광고가 많은데, 객실 레버리지를 감안하면 8% 정도라고 봐야 한다"면서 "확정수익률 없이도 객실가동률이 높아서 수익이 나오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제주도 호텔 공급 규제가 엄격하지 않아서 공급이 늘어날 수 있는 여지가 많고 아직 착공하지 않은 호텔도 대다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2013년 한해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1085만명이었다. 2008년부터 매년 1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중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33만명이었고 2012년(168만명)에 비해 38.7%가 늘었다.
한편 제주도는 증가추세인 관광객 수에 비해 숙박시설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2012년부터 공급이 급격히 늘고 있다. 2013년 기준 제주도내 관광숙박시설(펜션 등 제외)은 143개소 1만3956실이다. 2014년 초 관광숙박업체들의 평균 객실 투숙률은 78%를 기록했다. 2012년 8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승인된 숙박시설 수는 총 148곳, 1만실에 달한다. 제주도가 올 초 승인한 숙박시설은 7000여실이고 이중 올 초 승인된 관광호텔은 32곳(3447실)로 집계됐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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