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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20년前 '서해훼리호 경고' 무시한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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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쪽 분량 백서만 봤더라도···'

[아시아경제 이윤주 기자]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한 당국의 조치가 전형적인 후진국형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 가운데 1993년 29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서해훼리호' 침몰 사건을 상세히 다룬 백서(白書)에 이번 참사의 상당 부분이 이미 '경고'돼 있어 주목된다.


'위도 앞바다 서해훼리호'라는 제목의 이 백서는 서해훼리호 참사 1년을 맞아 전북도가 당시 사고 전말과 대응조치 등의 내용을 210쪽 분량에 담아 이듬해 9월 펴낸 것이다. '우리는 그 참사, 이렇게 극복했다'라는 부제가 붙은 이 백서에는 사고경위와 실종자 현황부터 사고발생의 반성까지 서해훼리호 참사의 교훈이 기록돼 있다.

20년 전 서해훼리호 침몰 직후 해경은 사고 초기 이 배에 140여명이 탔다고 공식 발표했다가 승선정원이 221명이라고 번복했는데 실제 승선인원은 무려 362명이었다. 이 백서는 '승선인원의 철저한 확인과 승선인원 통제가 있었어야 했다'고 반성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세월호 역시 당초 승선인원을 447명으로 신고했다가 수차례 탑승인원이 변동됐고 해양수산부는 "승선인원 관리가 다소 부실했다"고 인정했다.


'제2절 서해 훼리호의 교훈'에서는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소홀히하여 유발된 인재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며 '예측이 가능한 기상 악조건에서 무리한 운항을 시도했다는 것은 비극을 자초한 것'이라는 대목이 있다. 세월호도 이와 유사하다. 사고 당일 오전 안개로 시야가 좋지 않자 인천항에서 서해 5도 등 다른 섬으로 떠나려던 배들은 모두 일정을 취소했으나 세월호는 예정 출발시간 2시간 뒤 출항했다.


서해훼리호 백서는 '비상사태 발생 시 인명구조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구명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안이하고 느슨한 생각이 초래한 인재'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세월호의 구명장비 역시 부실했다. 세월호에 탑재돼 있던 구명보트는 승선 인원을 모두 태울 수 있는 숫자인 46개였지만 작동한 것은 1개뿐이었다고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백서는 서해훼리호 사고로 얻은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이 '지휘관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냉정을 잃지 않고 신속히 판단해 과감히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백서에 따르면 당시 서해훼리호는 실종자가 조류에 표류하거나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을 것을 예상해 저인망 어구가 비치된 어선을 총동원해 바다 밑을 수색했다. 저인망 어구로 바다 밑 뻘 속을 계속 긁어줌으로써 사체가 해면 위로 부상하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일평균 수천명이 인간고리를 형성해 야간에는 횃불을 들어 구조작업을 도왔고 헬기를 동원해 하늘에서도 관찰작업이 이뤄졌다. 인근 어업지도선의 협조와 민관군 합동으로 영광 앞바다까지 떠내려간 사체를 인양해 사고발생 23일 만인 11월2일 실종자 마지막 1구까지 인양했다.




이윤주 기자 sayyunj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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