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 1분기 2.7%나 가치가 하락한 위안화의 약세 흐름이 중국 경제에 약(藥)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위안화 약세로 중국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항공, 부동산, 에너지, 소비재 업종은 이로 인한 실적 악화로 전전긍긍 하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항공업계는 항공기와 항공유 구입 비용을 달러화로 지출하는데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비용 지출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항공업계가 짊어지고 있는 부채의 80%가 달러 빚이기 때문에 위안화 약세로 인한 부채 상환 압력은 더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남방항공은 올해 1분기 적자전환이 불가피해졌다. 남방항공은 1분기 3억~3억5000만위안의 순손실이 발생해 5700만위안의 순이익이 발생했던 지난해 1분기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국의 국유 에너지 기업인 시노펙 상하이 석유화공은 올해 1분기 7000만위안의 적자 실적이 예상된다고 최근 밝혔다. 1년 전만 해도 회사는 1억7270만위안의 순이익을 냈었다. 취급하는 원유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 때문에 위안화 약세로 인한 비용 지출이 많아진 영향이다.
부동산업계는 높은 달러 부채 의존도 때문에 위안화 약세로 인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졌다. 중국 대형 부동산 업체 대부분이 홍콩 증시에 상장해 있어 조달한 자금의 90%가 달러화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투자자 보고서에서 "부동산업계는 매출액 대부분이 위안화로 구성된 반면 달러 부채가 많아 위안화 약세에 취약하다"면서 "환율변동 위험에 대비한 환 헷지도 대부분 안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위안화 절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입한 파생상품도 위안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대규모 손실을 내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3월 중순 기준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절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가입한 파생 상품, 개인 투자 상품 피해액이 23억달러 규모라고 분석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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