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전남 진도 해상 부근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이 이틀째 진행되는 가운데 세월호의 인양 작업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생존자 구조 작업은 해저에서 이뤄지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위해 침몰된 세월호의 인양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 인양 작업에만 최소 두달 이상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7일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소속 해상크레인 3600t급 '옥포3600호'가 전날 오후 7시 40분 경남 거제를 출항했다. 삼성중공업 소속 '삼성2호'(3600t급)도 같은 날 저녁 8시 사고 현장으로 출발했다. 해양수산부도 해양환경관리공단 소속 크레인 '설악호'(2000t급)를 사고 현장에 급파했다. 이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파견한 옥포3600호는 2010년 천안함 인양 당시 투입했던 '대우3600호'와 같은 기종이다.
대형 크레인들이 사고 해역에 도착하는 데는 적어도 36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터그보트(접안 지원선) 두 대가 앞을 끌고 한 대가 뒤를 밀며 이동 하기 때문이다. 실제 옥포 3600호가 18일 새벽 5시 40분 사고 해역을 도착하는 것을 시작으로 설악호와 삼성 2호도 사고 해역에 18일 저녁 10시께 도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세월호 인양 작업은 바로 시작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생존자의 구조작업이 완료돼야 인양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 2010년 천암함 침몰 사고의 경우에도 실종자들의 수색 구조작업을 시작한 지 10일 만에 인양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해상크레인이 현장에 도착하면 인양 작업은 해경 총괄 지휘 아래 민간 구조 전문업체가 맡는다. 우선 바다 속에서 세월호 선체에 구멍을 뚫어 위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 이어 체인을 세 대의 크레인에 연결해 들어 올린 뒤 배수펌프로 물을 빼는 작업을 거치게 된다. 이후 바지선에 올려 인양 작업이 마무리된다.
업계 관계자는 "침몰 해역의 수심이 37m로 깊은 데다 유속도 빠른 편이어서 잠수사들이 수중에서 선박에 체인을 연결하는 작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최대 난제는 침몰된 세월호의 정확한 무게다. 세월호는 국내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인 6825t급이다. 업계에서 화물의 무게와 선박 내 들어찬 물의 무게 까지 합하면 1만t~1만2000t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600t급 크레인이 버틸 수 있는 무게는 최대 3200t이다. 세월호 인양에는 3대의 크레인이 동시에 투입된다고 해도 6825t인 세월호 인양 작업에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세월호 인양 작업에 최소 두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천안함 인양 당시 '대우 3600호'가 현장에 도착한 지 15일만에 650t 규모의 함미를 들어올렸다.대우조선해양 서용완 전문위원은 "천암함의 경우 함미와 함수가 분리돼 각각 인양 작업했지만 세월호는 크레인 3대가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기때문에 선체 인양 작업이 보다 까다롭다"면서 "특히 여객선의 선체가 군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기 때문에 고도의 전문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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