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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지방이전에 사직·휴직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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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앞둔 직원들 거주시설 등 지원없어 고민
복리후생 사라져 공기업 메리트 하락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입사 전에는 지방 이전을 하든지 말든지 간에 들어가고 보자라는 마음으로 공부하고 입사 지원하고 했는데, 입사 후 회사를 다니다가 막상 지방으로 내려가려고 하니 정말 죽을 맛이네요."(한 공기업 취업 인터넷 까페에 올라온 글)

올해 지방 이전을 앞두고 있는 공기업 직원들이 고민에 빠졌다. 지방 근무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젊은 직원들 가운데 사표를 내거나 휴직을 하는 사례마저 발생하고 있다. 대규모 인력이탈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에도, 복리후생이 대폭 줄어든 이후 지방 이전까지 겹치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쉽게 회복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한 에너지 공기업에 근무하는 A씨는 31일 "지방 근무에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 가운데 최근 들어 휴직을 하거나 사표를 내고 그만두는 사례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여직원이나 입사 2, 3년차 젊은 직원들이 상당수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기업은 오는 10월 울산으로 본사 이전을 앞두고 있지만 대부분 직원들은 지방 근무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정부의 공기업 경영혁신 작업으로 인해서 공동 거주시설 등 직원들에 대한 지원을 기대조차 할 수 없다.


다른 공기업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한 발전사 직원 B씨는 "육아 등의 이유로 일부 여직원에 대해서 수도권에 위치한 지점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등 배려를 하고 있지만 전체 여직원을 다 수도권으로 발령을 낼 수는 없지 않느냐"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지방으로 내려갈 바에야 이직을 하겠다고 결심한 직원들도 많아졌다. 또 주말을 이용해 서울로 이동하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벌써부터 일부 지역에서는 교통문제마저 불거지고 있다. A씨는 "금요일 오후에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고, 일요일에 울산으로 내려가는 KTX 표를 예매하기 위해선 2주전에 예매를 해야할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다른 공기업 관계자 C씨는 "주말에 서울로 다녀야하는 고참급 직원들은 그나마 결혼을 해서 다행"이라며 "미혼 직원들은 지방근무로 결혼까지 어려워질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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