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면서도 "단지 대화를 위한 대화는 남북관계 발전에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해선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앞으로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며 고노담화 계승을 넘어선 구체적 행동을 촉구했다.
독일 방문을 앞둔 박 대통령은 현지 신문 FAZ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인터뷰는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있었고 25일 발행됐다.
"김정은과 회담을 가질 용의가 있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우리는 항상 열린 입장"이라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입장을 기존 인터뷰에서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의지보다는 "이벤트성 대화는 사양한다"는 쪽에 무게를 실은 답변이다.
25일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날 예정이지만, 박 대통령은 일본에 보내는 메시지에도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아베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박 대통령은 "최근 아베 총리가 한일관계의 기반이 되어 왔던 역대 일본 내각의 역사인식을 계승하겠다고 밝혀서 다소 진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여기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말'이 아닌 실질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일본 정부는 상호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진정성 있는 조치들을 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정성 있는 조치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독일을 모범사례로 꼽아 대답을 대신했다. 박 대통령은 "독일과 프랑스, 독일과 폴란드가 했던 것 같이 불신과 갈등의 근원이 되고 있는 역사문제에 대해 동북아에서 역사교과서를 공동발간을 해서 그런 역사문제의 벽을 넘을 수가 있지 않을까(한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제안을 이미 한 바 있으나 일본은 별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독일의 진정성이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하고 일본도 그런 점을 참고하고 배워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헤이그(네덜란드)=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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