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골프장 가운데 회원제의 비율은 약 65%다.
여전히 퍼블릭보다 많다. 하지만 요즈음은 골프장 급증과 불황 등으로 굳이 회원이 아니라도 대다수 회원제 코스에 입장이 가능하다. "세미 퍼블릭화, 또는 세미 프라이비트화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SBS골프를 비롯해 골프존, X골프 등 수많은 골프장 예약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최근에는 여행사들까지 골프장 예약 쪽으로 분야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 골프장 부킹 대행업체들은 하루에도 몇 차례씩 파격적인 할인이 가능한 예약 정보가 담긴 SMS를 보낸다. 정가로 골프장을 이용하면 바보소리까지 듣는 상황이다.
필자는 오래 전부터 한국의 골프장 관계자들에게 "예약 대행이나 여행사업이 성행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골프장 수가 늘어나고, 고객층이 다양해지면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골프회원권의 하락과 골프장의 경영악화, 퍼블릭 증가 등의 요인들은 앞으로 더 이런 쪽의 사업을 번창하게 만들 것이다. 골퍼 입장에서는 보다 싼 가격에 골프를 즐길 수 있으니 나쁠 것도 없다.
일본 역시 2000년대 접어들면서 골프장 부킹 대행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났고, 지금도 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회사인 라쿠텐(樂天)의 'GORA'와 골프다이제스트의 'GDO'가 양대 산맥이다. 지난해에는 대형 여행 예약사이트 JALAN이 가세했다. 수익구조는 보통 골프장에서 주는 수수료가 1차적이지만 어차피 모객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광고와 홍보, 이벤트 기획 등 다양한 부가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일본이 인터넷 보급률이나 노령골퍼의 아날로그 선호 현상 등의 문제로 시장 진입이 느렸던데 반해 한국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골프장 입장에서 모객 채널이 늘어나는 건 당장은 반길 일이다. 빈 시간들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수료라는 경비 지출을 감안하면 무조건 기뻐할 일도 아니다. 골프장 입장에서도 무엇인가 자구책을 강구해야 한다.
PGM(퍼시픽골프매니지먼트) 한국지사대표 hhwang@pacificgolf.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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